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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헐값 매각한 이양구 동성제약 회장…이유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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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27 15:45:49   폰트크기 변경      
가족간 불화설ㆍ수익성 악화 등 다양한 이유 제기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동성제약이 창업 이후 68년간 유지해온 오너 경영 체제가 돌연 막을 내렸다. 이양구 회장이 자신의 지분 전량을 외부 기업에 매각하면서 경영권이 이전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대주주였던 이양구 회장은 보유 지분 14.12%를 디지털 마케팅 전문업체 브랜드리팩터링에 120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시가보다 14.8% 낮은 주당 3256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은커녕 할인된 가격에 지분을 넘긴 것이다.

이양구 동성제약 회장 / 사진: 동성제약 제공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이유가 제기되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이번 지분 매각 배경에 이양구 회장과 조카 나원균 대표 간 불화설이 제기하고 있다.


1957년 故 이선균 창업주가 설립한 동성제약은 정로환, 세븐에이트 등 국민 의약품을 생산해온 강소기업이다. 창업주에 이어 2세인 이양구 회장이 회사를 이끌어왔고 최근에는 창업주의 외손자이자 이양구 회장의 조카인 나원균 대표가 경영을 맡으며 3세 경영이 시작됐다.

 지난해 2월 이 회장은 나 대표에게 일부 지분(2.9%)을 매각하며 승계 작업을 진행하는 듯했으나 1년여 만에 돌연 외부 기업에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등 기존 계획과 변경된 듯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오너 간 불화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회장 입장에서 굳이 지분을 팔아야 했다면, 블록딜(장외 대량매매)로 파는 것이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지분 매도 배경이 의심스러운 이유다.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이사 / 사진: 동성제약 제공

동성제약 관계자는 “지분 매각은 이양구 회장의 개인적인 결정으로 회사와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됐다”며 “나원균 대표와 브랜드리팩터링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나 대표를 배제한 결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수익성 악화다. 동성제약은 최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매출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양구 회장이 경영권을 외부에 넘긴 것은 회사 재정비를 위한 결단이라는 분석이다.


브랜드리팩터링은 자체 브랜드와 온라인 유통망을 바탕으로 2023년 연 5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동성제약의 해외 진출과 비의약품 분야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하고 있다.


인수자인 브랜드리팩터링은 2022년 설립된 신생 기업으로 셀레스트라의 백서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백 대표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건기식 D2C 유통 등에 주력하는 기업인으로, 동성제약의 건강기능식품 부문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 대표가 대표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셀레스트라(구 클리노믹스)는 최근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배경을 가진 기업이 68년 역사의 제약사를 인수하면서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양구  회장은 지난해 2월 조카인 나 대표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했고, 올해도 지분 매각을 통한 승계작업에 대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이 회장의 경영권 매각이 가족간의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향후 동성제약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이사회를 구성하고 새로운 사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68년 역사의 제약사가 새 주인을 맞아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아니면 더 큰 혼란에 빠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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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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