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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신식 도크 |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한화오션 지분 매각에 이어 다른 보유 중인 금호타이어 등 비(非)경영권 지분 매각도 검토에 들어간다. 자본비율 관리에 이어 KDB생명의 자본확충 지원까지 고려한다면 다른 비경영권 지분도 매각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오션 지분에 대한 추가 매각은 시장 영향 등을 고려해 당분간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중에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28일 수요예측을 거쳐 한화오션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시장에서는 3~5% 정도의 지분이 매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금액으로는 1조원대 정도를 회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은은 올해 초부터 한화오션 지분 등 비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유상증자로 지원한 자금이 무려 1조5000억원 수준인 데다 향후 인수자를 찾으려면 추가 증자가 불가피하다. KDB생명의 건전성 수준을 회복한 후에 매각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산은의 자본 건전성도 나빠졌다는 것이다. 산은의 지난해 12월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13.90%로 전분기(14.36%)보다 0.46%p 낮아졌다. BIS비율이 하락하면 조달금리가 높아져 산은의 정책자금 공급이 쉽지 않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BIS비율 0.07% 하락시 자금공급 여력이 1조8000억원 가량 감소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산은의 자본 건전성 개선과 KDB생명의 추가 증자, 정책자금 공급 여력 등을 동시에 해결하려면 현재 산은이 보유한 기업 지분을 계속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HMM(옛 현대상선)의 매각은 차선적으로 검토 중이다. 경영권 매각인 데다 해양수산부 산하의 해양진흥공사와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책적·정무적 판단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HMM의 지분매각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은이 단기적으로 자본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비경영권 지분 매각'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 조선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0.76% 전량을 매각하면서 산은도 지분 매각 활로를 열었다. 정부도 24년 만인 지난해 12월에 5만원 초반대에 매각했는데, 산은은 이보다 2배 가까운 가격에 매각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했다. 한화오션 지분에 대한 추가 매각은 시장 영향 등으로 인해 올해 연말 아니면 내년 중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음 비경영권 지분 매각 순서는 금호타이어 등이 떠오르고 있다. 산은은 지난해 연말 기준 금호타이어 지분을 7.43% 보유 중인데, 주가는 올해 1월31일 기준 종가로 539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싱웨이코리아(더블스타)에 매각했을 당시 주당 502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달 29일 기준 종가는 그보다 낮은 4815원이지만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만큼 산은도 계속 모니터링 중이다. 금호타이어 지분은 같은 채권단인 우리은행이 지난해 3.83%를 블록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은 올해 초부터 신속 매각 가능한 비경영권 지분을 파악하면서 최우선적으로 한화오션 지분 매각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며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 매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호타이어 등 다른 비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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