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부담에 기동카 이용자 증가 전망
인상효과 반감… “손실액만 연간 1341억”
“이용 늘수록 적자도 느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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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오는 6월 28일 1400원에서 155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사진은 잠실역 지하철 승강장. / 사진 : 서울교통공사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오는 6월28일부터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150원 오른다. 현금으로 1회권을 구매할 시 성인 기준 1650원을, 왕복 요금은 3000원을 넘게된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4일 대중교통 통합환승할인제도를 함께 시행하는 경기도, 인천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함께 지하철 운임 조정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는 6월28일 첫차부터 조정된 운임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요금 인상을 위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테스트 작업하는 데만 4주 이상이 걸린다”며 “이후 각 기관별로 요금 인상을 위해 거쳐야 하는 행정적 절차 단계가 남아있어 이를 모두 고려해 인상 시기를 8주 뒤로 잠정적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절차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지연이 발생할 경우, 요금 인상 날짜가 1∼2주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새 운임 조정안에 따라 교통카드를 기준으로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은 성인은 1400원에서 1550원, 청소년은 800원에서 900원으로, 어린이는 500원에서 550원으로 오른다. 현금으로 구매할 때는 수도권 지하철 1회권 일반 요금과 청소년 요금이 모두 현행 1500원에서 1650원으로 인상된다. 어린이는 500원에서 550원으로 오른다.
지하철 요금 인상 배경에는 서울교통공사의 심각한 재정난이 있다. 지난해 기준 교통공사의 누적적자는 18조9222억원, 총 부채는 7조347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이자만 3억원 이상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에 따르면 1∼5월 교통요금 미인상에 따른 손실만 286억원에 달한다.
공사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지하철 요금 인상은 필수적이지만, 일각에선 교통 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시민들이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사용량을 늘릴 경우 인상 효과가 미비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요금이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기후동행카드 사용자와 이용량도 늘어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공사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로 인한 올해 공사 손실액이 134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인 670억5000만원을 공사가, 나머지 절반을 서울시가 부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하는 기존 승객이 6만5000원 넘게 지하철을 이용하면 그 추가분은 영업 손실로 집계된다.
공사 관계자는 “기본요금이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6만5000원 이상 사용하는 승객이 늘어난다”라며 “운임비 인상률에 비례해 단순 계산만 해봐도 영업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시는 지하철 요금 인상 기조에도 기후동행카드에 대한 요금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기후동행카드도 같이 요금을 인상해달라는 공사 측의 요구가 있었으나, 교통복지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는 기동카의 특성상 물가와 재정 상황에 따라 요금을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공사는 적자 개선 방안으로 기후동행카드 부정승차 단속지침 개정, 지하철역 하차 미태그 시 처벌 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기후동행카드 등 서울시 정책에 따른 영업 손실분에 대한 재정 지원을 시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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