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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30일 출범하는 제20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이념과 계파를 뛰어넘은 ‘용광로 선대위’로 구성한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통합’을 강조한 만큼 보수진영과 ‘비이재명계’ 인사들도 상당수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부터 민주당은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대선 승리에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대위가 기존의 최고위원회의를 대체하고, 원내대책회의는 선대본부장 회의로 대체해 열리게 된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통합에 방점을 두고 선대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전날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은 평소에도 저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며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한 번 맡아주십사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밝혔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오찬 회동을 하며 국정 난맥상 해법을 논의한 바 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오을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했다. 이 후보 측은 권 전 의원에게 캠프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의원은 본선에서 대구ㆍ경북 권역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탄핵국면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을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내에선 ‘비명계’ 인사도 두루 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가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다. 강 전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다.
또한 대선 경선에서 이 후보와 경쟁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두관 전 의원 등의 선대위 합류가 거론된다. 지난 총선에서 ‘비명횡사’ 공천의 상징이 된 박용진 전 의원에게도 선대위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도 선대위에 대거 합류한다. 관례에 따라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윤 전 장관과 박 직무대행의 ‘투톱’ 체제가 된다. 지난 20대 대선 때도 송영길 당시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10월부터 ‘집권플랜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아 정책개발과 조직개편에 앞장서 온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총괄선대본부장으로 거론된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권역별 선대위원장 등 직책을 맡아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대위 정책본부장에는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이 후보 경선 캠프 정책본부장을 맡은 윤후덕 의원이,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이 언급된다. 경선 캠프에서 각각 총괄본부장ㆍ정무전략본부장ㆍ종합상황실장을 맡은 강훈식ㆍ김영진ㆍ한병도 의원 등도 선대위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이재명 선대위’가 외형적 통합을 넘어 실질적인 조화를 이룰지는 미지수란 관측도 제기된다. 구색맞추기식이라는 평가가 나오면 오히려 본선에서 확장성을 위협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박용진 전 의원은 이날 SBS 인터뷰에서 “선대위의 구성에서 비명계의 목소리나 역할이 있을지 이것도 봐야 될 문제”라며 “정치는 생물이라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입법권, 행정권을 다 쥐고 있다고 한들 하루아침에 무너진다”고 꼬집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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