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급성장하던 펫보험 시장, 규제 강화로 제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05-06 16:53:20   폰트크기 변경      

펫보험 원수보험료 추이./자료:손해보험협회

[대한경제=최장주 기자] 국내 펫보험 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금융당국의 감독 행정으로 시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펫보험 재가입 주기를 기존 3~5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하고, 자기부담률을 30%까지 높이는 등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개정안을 일제히 적용하면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9만3055건으로 2018년 7159건과 비교해 약 13배 늘었다. 같은기간 보유 계약 건수 역시 7005건에서  16만2111건으로 23배 넘게 늘었고, 원수보험료도 2018년 11억원 수준에서 799억원으로 폭증했다.

현재 펫보험은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등 10개 손해보험사가 취급하고 있다. 이 중 메리츠화재가 약 5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국내 반려동물 수는 약 800만 마리로 추정되는 반면, 펫보험 보유계약건수는 16만2111건에 불과해 가입률이 1~2%대에 머물고 있다. 낮은 가입률은 보험사들에게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며 최근에는 배타적 사용권까지 내세우며 상품 차별화에 나서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자 금융당국은 펫보험이 ‘제2의 실손보험’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으며 규제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동물 관련 진료비 표준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펫보험을 종전처럼 운영할 경우 손해율이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서울 내 강아지 초진 비용은 최저 3300원에서 최고 7만5000원으로 약 23배까지 차이가 나는 등 진료비가 천차만별이다.

기존 펫보험은 최장 20년까지 보장되고 3~5년 단위로 재가입할 수 있었으며, 보장 비율도 50~100%까지 선택할 수 있어 자기부담금이 없는 상품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보장 축소와 비용 증가라는 부담이 생겼다. 특히 고령 반려동물이나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 매년 재가입 심사에서 갱신이 거절되거나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 다만, 1일 이전에 가입한 고객들은 기존 조건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설계사들 입장에서도 펫보험의 매력이 떨어졌다. 1년마다 재가입 구조로 바뀌면서 수수료율이 하락했고, 고객 유치도 어려워졌다.

보험사들은 이번 조치로 급성장하던 펫보험 시장이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년마다 재가입을 해야 하고 자기부담금도 올라가니 신규 가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장기상품과 낮은 자기부담률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은데, 이런 상품들이 사라지면서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진료비 표준화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시장의 안정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금융부
최장주 기자
cjj323@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