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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 ‘칠갑호 관광개발’ 환경 훼손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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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02 16:21:10   폰트크기 변경      
청정 이미지 위협받아…주민과 환경단체 “주먹구구식 사업, 근본 대책 시급”

칠갑호 유지를 임시 야적작으로 무단 사용하고 순환골재로 원상복구한 모습 / 사진 : 나경화 기자 


[대한경제=나경화 기자] 충남 청양군이 ‘체류형 관광지’ 육성을 목표로 대규모 국비와 도비 그리고 군비를 들여 추진 중인 ‘칠갑호 관광자원개발’ 사업이 환경 훼손과 관리 부실 논란에 휘말리며 지역 주민들이 청정 청양의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칠갑호 관광개발은 매운고추 체험나라 조성사업(126억 5000만원), 칠갑호 관광자원조성(75억원), 관광거점조성(91억원), 수상관광 조성(103억원) 등 총 4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매운고추 체험나라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칠갑호 주변에 스카이워크와 현수보도교, 부잔교 등도 설치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칠갑호는 한국농어촌공사 청양지사가 관리하는 농업용 저수지로, 군은 관계기관 승인 없이 일부 지역을 부잔교 임시야적장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올해 1월 원상복구가 이뤄졌지만, 해당 복구가 순환골재를 활용한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오히려 2차 환경오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청양군이 해당 지역을 다시 야적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사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주민들은 “불법 사용한 땅을 복구하겠다고 하면서 다시 야적장으로 쓰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청양군은 “시공사와의 협조를 통해 철저한 공사관리와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관광 활성화라는 명분 뒤에 행정 편의주의가 숨어 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칠갑호 관광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 사진 : 나경화 기자


청양군이 2025년을 ‘청양 관광의 해’로 선포하며 중점 사업으로 내세운 칠갑호 개발이 오히려 군의 청정 이미지에 큰 상처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관광사업도 좋지만 지역의 자연과 삶의 터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환경영향을 재평가하고,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사업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칠갑호 관광개발은 단순한 관광 인프라 구축을 넘어 청양군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좌우할 시험대가 되고 있다. 당장의 성과에 급급한 주먹구구식 행정에서 벗어나, 환경보전과 지역공동체와의 조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전략적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청양=나경화 기자 nkh6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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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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