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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 국토종주편’에 나선 6일 충북 증평군 증평장뜰시장을 찾아 즉흥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 판결을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며 사법부와 전면전에 나섰다. 반면 이 후보는 당의 사법부 강경 대응 방침에 직접적 언급을 자제하며 ‘정책ㆍ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윤호중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6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단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대선 불개입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공평한 선거운동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윤 본부장은 “대법원이 적법 절차의 원칙, 사법 자제의 원칙, 정치적 중립의 원칙을 버리고 사법 쿠데타의 길을 간다”며 “법이 공정한 것 못지않게 공정해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공정해 보이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일정과 관련해 “(법원에) 거듭 요청한다. 선거운동 기간에 잡혀 있는 대선 후보들의 공판 기일을 대선 이후로 미루라”고 거듭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대법원에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기일을 대선 뒤로 바꾸라고 공식 요청하면서 오는 12일을 변경 시한으로 못박았다. 같은 날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 추진 관련 사항을 당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당장 대법관 탄핵에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12일을 기점으로 강경 모드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이 후보는 당의 사법부 압박에 거리를 두면서 전국 소도시 현장 방문과 분야별 정책 발표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청년에게 기회와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청년 정책을 발표했다. 이 후보가 공약한 청년 정책은 크게 △자산 형성 지원 △구직활동 지원 △주거지원 강화 △생활 안전망 강화 등이다.
우선 그는 청년 자산 형성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청년미래적금’ 신설을 공약했다. 또한 청년 맞춤형 재무 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해 기초 진단과 전문가 상담 등으로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돕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시장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구직활동 지원금을 확대하고 자발적 이직 청년에게는 생애 1회 구직급여 지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이 운영 중인 채용 연계형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국내 기업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적극 지원도 공약했다.
청년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한 ‘청년 주거지원’ 공약도 발표했다. 청년 맞춤형 공공분양과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리며, 무주택 청년 가구의 월세 지원 대상을 넓히고 월세 세액공제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골목골목 경청투어’에 들어간 이 후보는 황금연휴 기간에 충북 도내 곳곳을 방문하며 민심 행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충북 증평장뜰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보은으로 이동해 청년 농업인들과 간담회를 한 뒤 옥천공설시장과 영동전통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며 민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앞서 이 후보는 1차 골목골목 경청투어가 끝난 지난 4일 단양 구경시장과 제천 의림지를, 2차 경청투어가 시작된 5일에는 음성 무극시장과 진천 혁신도시 먹자골목을 잇달아 방문했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사법부 관련 대응에 당과 후보 입장을 분리하는 ‘투트랙’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을 중심으로 역풍이 불 수 있는 법관 탄핵안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후보 대신 당 지도부가 목소리를 내고, 후보는 다소 거리를 두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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