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재현 기자]지방소멸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됐다. 저출산과 초고령화, 여기에 수도권 집중현상까지 겹치며 지역사회는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21곳(53.1%)이 ‘지방소멸 위험 지역’으로 이 중 52곳(22.8%)은 ‘소멸 고위험 지역’에 해당한다.
정부는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자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현금 지원 등 각종 정책을 펼치며 인구 유입을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방소멸 위기 지역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역사회에 관광객 방문을 활성화할 수 있는 각종 여행상품을 출시하며 온기가 돌고 있다.
코레일은 현재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랑 철도여행’은 국민의 여행경비 부담을 줄이고 인구감소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해 코레일이 국토교통부 등 7개 부처 및 기관과 전국 33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탄생한 여행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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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에서 운영중인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사진:이재현 기자) |
지역사랑 철도여행은 △패키지, 단체, 패스로 구성된 ‘정기상품’ △동해산간, 백두대간, 서해금빛열차 등 ‘정기관광열차’ △국악와인, 에코레일 등의 ‘임시관광열차’ 등이 있다.
기존 코레일이 운행하는 관광열차와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관광열차와 여행상품, 345개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이 8개월간 거둔 경제유발효과는 약 225억원에 달한다.
특히 코레일의 여행상품에 주목해야할 것은 관광객들의 지출금액이다. 철도여행 교통비와 식사비, 쇼핑 등을 포함한 1인당 총 지출비용은 15만원이다. 이 중 식사와 쇼핑으로 지역에서 사용하는 평균 비용은 7만7762만원이다.
코레일이 다양한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을 내놓으면서 이용객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2년 258만3000명이던 이용객은 2023년 306만6000명, 지난해 301만1000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생산유발 효과는 8378억원, 취업유발은 1만6000명에 달할 것으로 코레일은 추산했다.
열차로 인한 관광객 유입은 소멸 위기를 겪는 지자체들이 체감하고 있다. 미륵사지와 왕궁리 등 백제왕도의 역사적 유적지가 있는 익산시는 2018년 인구 30만명이 붕괴된 이후 27만명대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익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익산의 연간 관광객은 2019년 87만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500만명으로 급증했다. 105분에 달하던 서울에서 익산까지의 열차운행 시간이 KTX 개통으로 70분으로 단축됐고 ‘9경 3락 익산기차여행’, ‘렌터카타고 떠나는 익산 고백(GoBack) 여행’, ‘서해금빛열차’ 등 19개의 여행상품을 운행한 효과다.
특히 익산시는 지역사랑철도여행이 체류형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숙박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치즈’의 본고장인 임실군의 인구는 2만5000명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3곳과 중학교 2곳이 문을 닫았을 정도로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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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에 위치한 미륵사지 석탑(왼쪽) 모습.(사진 : 이재현 기자) |
임실군은 소멸위기 대응을 위해 관광에 힘을 쏟고 있다. 작년 888만명이 방문했고, 올해는 1000만명 방문을 목표로 코레일관광개발과 열차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성수산 산림휴양관 등 다양한 인프라도 개발했다.
코레일은 철도 총연장 5000km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상품을 운영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중으로 인구감소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들과 3차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지자체 연계 교통확충, 수도권 전철 등을 활용한 홍보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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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군 성수산 산림휴양관 전경.(사진:이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