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정책 영향 관망키로…韓은 경기하방 압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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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이 뚜렷해질 때까지 통화정책 조정을 미루겠다는 판단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경기하방 압력이 커져 이달에는 금리를 낮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8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유지했다. 지난 1, 3월 회의에 이은 3번째 동결이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을 통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책무 모두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정책 여파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서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한은은 오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금통위에선 높은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증가 등을 이유로 동결(2.75%)했다.
전문가들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로 역성장했고, 올해 연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1.5%)를 밑돌 가능성이 커 적어도 0.25%포인트(p)는 낮출 것으로 입을 모았다.
최근 환율이 1300원대로 하락한 것도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다.
유상대 부총재는 “FOMC 결과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며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로 연준의 정책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경계심을 갖고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스태그플레이션 경고한 연준···7월 금리인하 유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하면서 고용과 물가의 불확실성이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연준이 발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결정문에는 “경제전망 관련 불확실성이 전보다 증가했다. 실업률 및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커졌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가 예상보다 강도 높게 시행되며 실업률 및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정책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높아 시간을 두고 판단하기를 희망한다”며 “정책 전개상황과 파급효과가 명확해질 때까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선제적 금리인하(2019년 사례)를 단행했던 시절은 물가가 낮았다”며 “현재와는 다르다”고 부연했다.
이는 연준이 6월에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 2019년 금리인하 시기에는 인플레이션이 1.6% 수준이었으나 현재의 물가수준은 목표물가(2%)를 상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를 통해 연준의 핵심고민이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판단했다.
제이슨 프라이드 글렌미드 투자 전략가는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은 스태그(경기 침체)와 플레이션(물가 상승) 중 무엇이 더 위협적이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백악관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지만 관세에 대해 잘못된 경제 모델링을 했다”며 “강한 고용지표가 있고 예상한 인플레이션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은 4.2%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상호관세 영향 등으로 올해와 내년의 미국의 근원 PCE 가격지수(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을 기존 3.5%, 2.3%에서 3.8%, 2.7%로 각각 높였다.
관심은 향후 금리인하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연준이 당분간 관망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세에 따른 실물 타격이 확인될 7월부터나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의 6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79.9%)은 0.25%p 인하(20.1%)보다 높다. 7월에나 인하 확률(68%)이 동결(32%)을 앞선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발 물가 상승과 경기하방 압력은 관세를 피한 재고 비축분이 소진되는 2분기 말부터 확대돼 여름 전후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7월을 시작으로 연내 두 차례의 인하를 예상하며 경기하강 속도가 빠를 경우 세 차례까지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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