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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어닝쇼크… 커머스는 선방, 콘텐츠는 조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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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08 14:32:28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CJ ENM이 2025년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 성적표를 내놨다. 커머스(CJ온스타일)가 키운 실적을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깎아내리면서 ‘K-콘텐츠 명가’의 지위 회복도 요원해졌다.

8일 CJ ENM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94.3% 감소한 7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실적 발표 전 증권가에서 영업이익 210억원 가량으로 70%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던 것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매출 역시 1.4% 줄어든 1조1383억원에 그쳤다.

CJ온스타일을 운영하는 커머스 부문은 유일하게 제 몫을 해냈다. 커머스 부문 매출은 3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소폭 감소(0.2%) 했다. 이커머스 매출은 1971억원으로 5.4% 늘면서 전체 매출 중 54.4%를 차지했다. 지난해 8월 초대형 IP 프로그램을 선보인 이후 4분기(53.8%)에 이어 1분기에도 이커머스 비중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특히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MLC) 거래액은 1년 새 92.4% 늘었다. 멀티 채널 전략 덕에 신규 브랜드를 대거 선보이면서 취급고(GMV)는 4.6% 늘었다.

반면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지만, 1분기 매출은 77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55억원에 달했다. 윤상현 대표가 커머스부문에서 손을 떼고 엔터사업에 전념한 첫 분기였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불가피해 보인다.

세부적으로 미디어플랫폼 부문 매출은 2928억원으로 6.8% 줄었고, 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OTT 서비스인 티빙의 광고형 모델(AVOD) 가입자 비중은 39.2%로 전년(14.4%) 대비 3배 가까이 늘었지만, 네이버와 멤버십 제휴 혜택이 종료되면서 유료 가입자 이탈이 발생한 영향이다. 프로야구 시즌 등 콘텐츠 확장으로 가입자 유입을 노리고 있지만,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화ㆍ드라마 부문도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매출은 3159억원으로 전년보다 13.8% 감소했고 영업손실 232억원을 냈다. 미국 제작사 피프스시즌(Fifth Season)은 콘텐츠 납품 회차가 줄면서 손익이 악화됐고 스튜디오드래곤도 기대작 ‘별들에게 물어봐’의 시청률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특히 약 300억원을 투입해 제작한 영화 ‘하얼빈’은 손익분기점으로 제시된 650만 명에 크게 못 미치는 49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해외 판매와 부가판권을 포함한 손익분기점(500만명 내외)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영화사업 전반의 투자 회수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나마 음악 부문이 체면을 살렸다. ‘JO1’, ‘INI’, ‘ME:I’ 등 일본 아티스트의 음반 발매와 콘서트 성과로 1분기 매출은 32.9% 증가한 1672억원을 기록했다. Mnet 채널 콘텐츠가 부진했고 신규 아티스트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43.9% 감소한 27억원에 그쳤다.

2023년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후 지난해 반짝 회복했지만, 다시 부진에 빠지면서 엔터 부문의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TV 시청 인구가 감소하자 CJ온스타일은 모바일 중심의 멀티 채널, 초대형 IP 콘텐츠로 차별화 전략을 써 홈쇼핑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반면, CJ ENM 엔터부문에서는 수년간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영화,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서 반전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CJ ENM 관계자는 “2분기 미디어 플랫폼의 광고 회복, 티빙의 트래픽 확대를 통해 손익을 개선하고 드라마 해외 판매 매출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커머스 부문에서는 유명인,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신규 IP를 선보이고 단독 상품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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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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