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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국은행 제공.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지난 2023년 5월부터 23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다만 한은은 다음달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그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9일 한은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91억4000만달러(약 12조8463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23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로, 이는 2000년대 들어 △2012년 5월~2019년 3월(83개월) △2020년 5월~2022년 7월(27개월) 이후 세 번째로 긴 연속 흑자 흐름이다.
3월 기준으로는 2016년과 2015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의 흑자 폭과 흑자 규모를 기록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상품수지 흑자와 서비스수지 적자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이 확대됐다”며 “지난해 내국인 해외 직접투자 및 증권투자 확대로 대외순금융자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84억9000만달러)가 전월(81억8000만달러)과 전년 동월(83억9000만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다.
수출(593억1000만달러)은 반도체 등 IT 품목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했다.
품목별로 컴퓨터주변기기(31.7%)·의약품(17.6%)·반도체(11.6%)·승용차(2.0%) 등이 늘고, 석유제품(-28.2%)과 철강제품(-4.9%) 등은 감소했다.
수입(508억2000만달러)은 원자재 감소세가 이어졌으나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늘어나면서 2.3% 불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4.6%)·석유제품(-15.1%)·원유(-9.0%) 등 원자재 수입이 7.5% 줄었지만, 반도체제조장비(85.1%)·반도체(10.6%) 등 자본재 수입이 14.1% 증가했다.
승용차(8.8%)·비내구소비재(3.8%) 등의 소비재 수입도 7.1% 상승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2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4월 경상수지는 흑자를 이어감에도 3월에 비해 그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신 국장은 “4월은 계절적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돼 본원소득수지만 보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통관 기준 무역수지에선 4월 수출이 3월과 비슷한 규모를 기록해 전체적으로는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 영향으로 올해 연간 경상수지 전망(750억달러)도 낮추겠다고 언급했다.
신 국장은 “관세정책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상수지가 감소할 예정”이라며 “기본관세나 품목관세는 현재 시행되고 있지만 상호관세는 유예되고 의약품과 반도체 관세도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계정은 78억2000만달러 순자산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47억5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7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21억3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45억달러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20억4000만달러 불어났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단기 대출을 중심으로 42억달러 감소하고 부채는 기타부채를 중심으로 9억4000만달러 줄었다. 준비자산도 25억8000만달러 쪼그라들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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