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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남은 단일화 갈등…빅텐트 커녕 ‘스몰텐트’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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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11 16:43:51   폰트크기 변경      
이준석ㆍ이낙연 국힘에 등돌려…민주당에 집중 공세 빌미까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한 후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6ㆍ3 대선 국민의힘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결정됐지만, 대역전극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졌던 ‘반명(反이재명) 빅텐트’ 구축은 요원해졌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세력간 갈등과 후보 교체 시도를 둘러싼 절차적 정당성 논쟁 등으로 치명적인 균열이 일어나며, 빅텐트 추진을 위한 동력과 명분 모두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10일 늦은 밤 당원 투표에서 후보자 교체안이 부결되며 기사회생한 직후 첫 일성으로 “즉시 선대위를 출범하고, 빅텐트를 세워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후보는 물론 한동훈ㆍ홍준표ㆍ안철수ㆍ나경원ㆍ양향자ㆍ유정복ㆍ이철우 등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에게 연대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빅텐트는 커녕, 당내 분열로 ‘스몰텐트’를 꾸리기도 힘들 것이란 자조 섞인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에서부터 분출되는 모양새다.

당장 대선 경선 후보들부터 당 상황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한동훈 전 대표는 “친윤(親윤석열)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시켰다. 직전에 기습 공고해 다른 사람 입후보를 물리적으로도 막았다”며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도 “막장의 정치 쿠데타이자 절망적 자해행위”라며 “당 지도부는 이재명을 이기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이재명을 이기기 위한 빅텐트는 당 지도부에 의해 산산조각 나버렸다”고 직격했다.

개헌 등 정치개혁을 고리로 손을 맞잡으려 했던 중도와 민주 진영 비명(非이재명) 인사들도 국민의힘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등을 돌리려는 모습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대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다른 사람의 선거를 돕지도 않겠다”며 빅텐트 참여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특히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해 “대표나 후보 내쫓기로는 이제 전과 4범”이라고 맹렬히 비판하며 빅텐트 동참을 거듭 일축했다.

설상가상 이번 사태가 민주당 등 경쟁자들에게 국민의힘과 김 후보를 공격할 빌미를 제공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 체제를 도와준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11일 회견에서 김문수 후보를 향해 “공당의 당헌ㆍ당규와 국민의 참정권을 짓밟고 폭력적인 야밤 후보 교체를 시도해 국민적 정치 불신을 초래한 패륜적 당권파 지도부 총사퇴 및 중징계에 대한 의사를 묻는다”고 따졌다.

그는 또 김 후보의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이력을 겨냥해 보수ㆍ중도 빅텐트가 아니라,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과 연대해 ‘극우 빅텐트’를 결성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 후보는 한덕수 후보를 비롯한 다양한 진영과 인사를 선대위로 모아 당내 분열부터 봉합하려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친ㆍ비윤계를 막론한 핵심 인사들과 중진들을 잇따라 만나 선대위 참여 등 역할을 요청할 전망이다.

동시에 권영세 비대위원장의 사퇴와 이번 사태로 인한 리더십 타격으로 사실상 공백 상태에 처한 지도부를 대신할 조직을 정비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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