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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봉정 기자]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양국 모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긍정적 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일제히 반등했다. 전면적인 관세 철회는 아니었지만 일부 품목에 대한 조정 가능성이 언급되자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시장이 즉각 반응한 것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다가 저가 매수세 유입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10~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고위급 무역협상 이후 양국 모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베센트 재무장관이 “매우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측 허리펑 부총리 역시 “협상이 건설적이었으며, 양국이 중요한 컨센서스를 이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기본관세 인하에는 선을 그었다.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협상 이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기본관세가 10%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가별·품목별 협상은 가능하다”고 전했다.
철강·알루미늄·항공기 부품 등 일부 품목은 관세 없이 수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도 빠르게 반응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95.0원에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하며 1392원대까지 내려갔다.
글로벌 무역 긴장이 완화되면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된 영향이다.
다만 환율이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다시 1400원을 넘어 전 거래일 대비 2.6원 오른 1402.4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저녁 미중 공동성명 발표가 예정돼 있어 관망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에 달러 선호도가 높아지며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도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상승하며 100선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67포인트(0.65%) 오른 2593.94에 출발해 장중 상승폭을 키우며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30.06포인트(1.17%) 오른 2607.33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600선을 회복한 것은 한 달 반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1.95포인트(0.27%) 오른 724.47에 출발해 전장보다 2.88포인트(0.40%) 오른 725.40에 장을 마쳤다.
가상자산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원화 기준 1억4695만7000원, 달러 기준으로는 10만5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지난 8일 약 두 달만에 10만달러선을 회복한 이후 10만5000달러선까지 도달한 것이다. 올해 1월 21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인 10만9000달러선까지 근접할지 주목된다.
한편,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향후 협상 내용의 구체성과 지속 여부에 따라 금융시장의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양국이 언급한 ‘실질적 진전’과 시장이 기대한 구체적 결과 사이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추가 협상 과정에서 후속 논의 지연이나 차질이 반복될 경우 단기적인 증시 변동성을 유발하는 노이즈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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