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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의원은 1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관련해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뼈아프게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올해 35세인 김 의원은 당내 최연소 국회의원이자 소장파로 꼽힌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맡고 있는 김 내정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되었다는 것, 그리고 당 스스로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계엄이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진정한 협치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서 인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2대 국회에서 두 차례의 비대위 활동과 지난 계엄 이후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지금 국민의힘에게 중요한 것은 소통과 개혁, 그리고 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며 “계엄과 탄핵의 장벽을 넘기 위해 서로를 비난할 수 없다. 탄핵을 찬성한 국민도, 탄핵을 반대한 국민도, 모두 각각 애국심과 진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범보수 연대’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통 큰 연대’가 필요하다”며 “그동안 보수 정치에서 배제되거나 상처받고 떠난 세력들, 뿌리가 달랐어도 같은 상식,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 잘못했었어도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이제 모두 크게 연대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적대적 진영 대결의 정치를 넘어서는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며 “보수는 선동적 다수결 민주주의가 아닌, 공공선을 위해 소통하고 숙의하는 민주주의,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협치형 정부를 설계하는 7공화국 개헌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우 짧은 선거기간 동안, 젊은 리더십으로 놀랄 정도로 빠르고 유연하게 보수개혁과 김문수 후보의 대선 승리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전날 권성동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인선을 논의한 뒤 김용태 의원을 내정했다. 젊은 의원을 내세워 당 쇄신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당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1명을 뽑는 청년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22대 총선 당시 고향인 경기 포천ㆍ가평에서 당선됐다.
그는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 4인방’으로 불렸던 ‘천아용인’(천하람ㆍ허은아ㆍ김용태ㆍ이기인) 중 한 명이었으나, 지난해 1월 개혁신당에 합류하지 않고 국민의힘에 잔류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 1월2일 비대위회의에선 “군대를 통해 정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민 상식에 맞지 않고 이것이 용인되는 선례를 남긴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는 상시적 내전 상태가 반복될 것”이라며 비상계엄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4시40분 비대위 회의에서 한덕수 후보를 ‘국민의힘 제21대 대선후보자’로 등록하는 안건에 대해 참석자 7명 중 유일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대선 기간 동안에는 김문수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운영되면서 비대위가 당 전면에 나설 수는 없지만, 김 의원은 ‘정치 개혁’에 주안점을 두고 중도층 확장에 최대한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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