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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엇갈린 실적…이마트 ‘질주’, 신세계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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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14 05:40:15   폰트크기 변경      

신세계 영업이익 1323억, 18.8% ↓
백화점 총매출 전년보다 0.5% 감소

정용진號 본업 경쟁력 회복 승부수
이마트 영업이익 238% ‘깜짝 성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좌), 정유경 ㈜신세계 회장(우).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최악의 내수 침체 속에서도 두 회사 모두 역성장은 피했지만, 성장 폭이나 수익 측면에서 정용진 회장이 압도하는 모양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10월 이마트(정용진)와 신세계(정유경)의 계열 분리를 공식 선언한 후 두 번의 실적 모두 이마트가 우위를 점해 앞으로 실적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지만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신세계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23억원, 당기순이익 771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40.5% 감소했다. 주력인 백화점은 물론 연결 자회사 대부분도 이익이 줄었다.

백화점 부문은 총매출 1조791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전년 1분기(1조8014억원) 대비 0.5% 감소하는 수준으로 선방했다. △스위트파크(강남ㆍ대구) △디 에스테이트(본점) △신세계 마켓 등 공간 혁신을 통해 모객을 늘린 결과다. 디 에스테이트는 한 달간 매출이 27% 이상, 객수는 20% 이상 늘었다. 다만,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늘면서 영업이익은 5% 줄어든 1079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들의 수익성은 더 크게 악화했다. 5개 자회사 중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신세계 라이프쇼핑 한 곳인데, 이마저도 전년 수준에 그쳤다.

신세계면세점은 매출(5618억원) 15.4% 증가했으나 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은 패션 소비가 명품과 가성비로 양극화된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3042억원)은 1.7%, 영업이익(47억원)은 58% 감소했다. 신세계 센트럴시티는 해외 비즈니스 물량이 줄면서 호텔 점유율(OCC)이 하락한 가운데 고정 비용이 늘면서 매출(887억원, -0.3%)과 영업이익(222억원, -15.6%) 모두 줄었다. 신세계까사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특판(B2B) 수요까지 둔화하면서 매출(623억원)이 9.1% 감소했고 영업이익(1억원)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회사 중 실적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명품 매출 의존도가 높은 백화점과 면세점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명품은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기여도가 낮다. 이를 해소하고자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에 뷰티전략TF를 신설하고 뷰티 편집샵 ‘시코르’총괄 조직도 꾸리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섰지만,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반면,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 159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2%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1333억원)이 43.1% 늘었다. 본업인 할인점(53.7%)과 트레이더스(36.9%)가 고루 이익을 낸 결과다. 프라퍼티(+242억원), 신세계푸드(+33억원), PK홀딩스(+50억원) 등 8개 자회사 중 5개사도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본업 경쟁력 회복을 목표로 쇄신에 강드라이브를 건 결과라는 시선이 짙다. 정 회장은 2023년 11월 회장 취임 직후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을 개편하고 주요 계열사의 희망퇴직으로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동시에 매장 리뉴얼과 신규 출점 등 투자도 병행했다. 신세계건설 등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경영진을 즉각 교체하면서 그룹 내 긴장감과 업무 추진력을 불어넣었다.

두 회장 모두 소비 행태가 바뀌며 내리막길을 걷는 자회사의 실적 개선 물꼬를 터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정유경 회장은 면세점과 인터내셔날, 정용진 회장은 SSG닷컴과 G마켓의 실적을 반등시켜야 전체 성과가 커질 수 있다. 관광객의 쇼핑 장소가 바뀌었고 고물가로 의류 소비가 줄어든 점, 쿠팡과 네이버로 양분돤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 점은 기존 방식이 통하지 않는 난제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남매가 계열분리 선언 이후 이명희 총괄회장의 지분 상속까지 마무리해 앞으로 경영 성과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두 회장과 각 회사의 방향성이 달라 앞으로 실적과 전략도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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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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