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ㆍ코스피는 관망세는 왜?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지난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화색이 돌고 있다.
특히 전날 미국 증시를 비롯, 이날도 일본 등 주요국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은 달랐다. 원·달러환율은 크게 올랐고 코스피는 상승폭이 제한되는 등 관망세를 유지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15.0원에 출발해 전 거래일 보다 13.6원 오른 1416.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전날 미·중 관세협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 전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증시는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60.72포인트(pㆍ2.81%) 오른 4만2410.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84.28p(3.26%) 오른 5844.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779.43p(4.35%)나 오른 1만8708.3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다.
인베스팅 닷컴에 따르면 이날 15시10분경 일본 닛케이 지수는 1.71% 오른 3만8286.50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 증시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고작 1.09p(0.04%) 오른 2608.42에 장을 마쳤다.
개장부터 전장 대비 5.57p(0.21%) 내린 2601.76으로 출발해 종일 보합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다만 코스닥은 731.11로 출발해 전장보다 6.48p(0.89%) 오른 731.88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의 약가 인하 행정명령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던 제약주가 반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해소국면과 협상 결과는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이나, 한국이 직접적인 협상 당사국이 아닌데다 국내 기업 전반의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경기가 좋지 않아 증시 상승 폭을 제한했을 것”이라며 “장 초반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온 점도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 이번 무역협상의 직접 대상이 아닌 만큼 반등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정치, 환율, 관세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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