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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와 윤여준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선대위원장들이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최근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부터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들까지 잇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표명하면서 이 후보의 ‘통합형 우클릭’ 행보가 힘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0.73%포인트(p) 패배를 거울삼아 중도는 물론 보수표까지 끌어모으기 위해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캠프에 가장 먼저 합류한 보수진영 인사는 윤여준 전 장관이다. 윤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회창 전 국무총리의 참모로 활동한 그는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공천을 담당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보수 책사’로 불렸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과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경북 안동 3선에 친유승민계로 분류됐던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과 경북 칠곡에서 3선을 지낸 이인기 전 한나라당 의원,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도 민주당 중앙선대위에 합류해 공동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들(홍사모ㆍ홍사랑ㆍ국민통합찐홍ㆍ홍준표캠프SNS팀 등)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 전 시장의 정책통으로 활동했던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는 과거 논란으로 민주당 선대위 합류는 최종 불발됐지만,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보수 언론 출신 인사들도 이 후보 편에 섰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지난달 21일 이 후보와 서울 모처에서 저녁을 함께하며 전과 달리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정규재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이 후보의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 대해 “이재명 후보의 언어가 아주 좋아졌다”며 “그동안 서서히 우클릭을 시도해 온 결과가 오늘 연설에서는 아예 자리를 잡는 모양새”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보수 텃밭’인 대구ㆍ경북(TK) 지역 공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TK는 이 후보의 고향(경북 안동)임에도 지난 대선에서 21.6%(대구)와 23.8%(경북)라는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던 험지다.
그는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지난 13일 TK과 울산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이날 첫 일정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일정을 소화하면서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하나.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떠냐”며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는 지역주의 타파에 대한 당부가 이어졌다. 그는 “안동에서 태어나 이 지역의 물과 풀, 쌀을 먹고 자랐는데 왜 저는 이 동내에서 20%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것이냐”며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이재명이 남이가’라고도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 측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식선거운동 기간 신고 다니는 운동화는 물론, 유세차와 공보물에도 빨강과 파랑의 조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는 경선 때부터 어깨띠 끝자락에 빨간색 포인트를 뒀다”며 “진영을 뛰어넘는 실용주의 이미지와 동시에 통합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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