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고 김수환 추기경 권유로 금천구에 설립
반세기 ‘의료 봉사’…韓에 호스피스 정착 기여
배현정 전진상의원ㆍ복지관 원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최소희 약사(앞줄 오른쪽 네 번째), 유송자 사회복지사(앞줄 왼쪽 네 번째) 등 전진상의원ㆍ복지관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포니정재단은 제19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전.진.상의원ㆍ복지관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전진상의원ㆍ복지관은 1975년 고 김수환 추기경의 권유로 서울 금천구에 설립됐다. 이후 50년간 의원ㆍ복지관을 비롯해 약국,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지역아동센터 등 5개 기관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의료ㆍ복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 의원ㆍ복지관의 행보는 우리나라 사회복지 체계와 인식의 개선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사회복지 시스템이 없다시피 하던 상황에서 외부 의사들의 자원봉사로 무료 진료소를 개설한 전진상의원ㆍ복지관은 거동이 불편한 중환자를 직접 찾아가는 방문 진료를 시작으로 형편이 어려운 환자에게 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고, 무료 유치원과 공부방을 운영하는 등 단순 진료를 넘어 소외된 이웃의 삶 전반까지 돌보는 체계적인 지원으로 종합 복지기관으로 성장했다.
이어 1981년 사업의 진화에 따라 상주 의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게 되면서 배현정 원장이 중앙대 의대에 편입하고 1988년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이와 함께 1998년 가정 호스피스를 시작하고 2008년에는 서울시 최초 호스피스 전문 완화의료기관을 개원했다.
완치가 힘든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 시스템을 국내에 알리고 현재의 수준까지 정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진상은 온전한 자아 봉헌(전ㆍ全), 참다운 사랑(진ㆍ眞), 끊임없는 기쁨(상ㆍ常)이라는 의미로 국제가톨릭형제회(A.F.I)의 기본 정신을 담고 있다. 형제회 소속인 벨기에 출신 배현정(마리 헬렌 브라쇠르) 원장과 최소희 약사, 유송자 사회복지사가 처음부터 함께하고 있다.
정몽규 포니정재단 이사장은 “전진상의원ㆍ복지관은 우리 사회 소외된 이웃들에게 복지 서비스와 인간다운 삶을 제공하기 위해 반세기 동안 의료지원 사업을 중심으로 아동ㆍ청소년 장학과 생계지원, 자원봉사자 양성 등 지역사회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온전히 헌신해왔다”며 혁신상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포니정 혁신상은 현대자동차 설립자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 애칭인 포니정에서 이름을 따 2006년 제정됐다. 이번 혁신상 시상식은 내달 12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 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종무 기자 jm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