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검증 끝나 바로 할 수 있어…다 받겠다”
李, “재정여건 살피면서 전국 확산 설계” 평가
吳, “효과 입증…양극화 해소에 결정적인 변혁”
서울런은 이미 ‘전국런’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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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왼쪽에서 첫 번째),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에서 세 번째)와 입장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시의 대표 복지 정책인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이 전국 확산의 전환점을 맞았다.
1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참석해 정책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단순한 정책 설명을 넘어, 서울시의 복지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인사말에서 김문수 후보는 “우리나라 모든 정책의 성공은 현장에 답이 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정책인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 등을 언급했다. 그는 “외국 사례도 아니고 바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오세훈 시장님께서 몇 년 동안 성공시키고 있는 정책이기 때문에 검증이 끝나 지금 바로 하면 된다”라며 “제가 후보로서 다 받겠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도 “4년 전쯤 오세훈 시장을 모시고 선거를 뛴 기억이 있다”며 오 시장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세상에는 포퓰리스트가 참 많다. ‘다 주겠다’는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시범사업을 거쳐 재정 여건을 세심하게 살피며, 언젠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정책을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점은, 과연 누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준비해 왔는지를 보여준다”며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시정 철학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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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
이날 토론회에서는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의 성과도 공유됐다. ‘디딤돌 소득’은 저소득 가구의 가계소득을 일부 지원하는 정책으로,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주는 하후상박형 복지제도다. 기존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 가구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소득 기준을 초과해도 수급 자격이 유지돼 근로의욕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설계됐다. 현재 서울시는 2076가구에 디딤돌 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정책 효과는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중간 평가 결과, 디딤돌 소득 수급 가구 중 기준중위소득의 85%를 넘어 자립에 성공한 ‘탈수급’ 비율은 8.6%였으며, 근로소득이 증가한 가구는 전체의 31.1%에 달했다. 단순한 현금지원이 아닌, 자립 기반을 키우는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런 역시 놀라운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서울런’은 사회ㆍ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6∼24세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양질의 온라인 강의와 1:1 멘토링 서비스 등을 무료로 지원하는 정책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이용자는 약 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서울런을 수강한 응시자 1154명 중 782명이 대학에 합격했으며, 이 중 173명은 서울시 내 11개 주요 대학과 의ㆍ약학, 교대ㆍ사관학교 등 특수목적 계열에 진학했다.
서울런은 현재 충북, 인천, 김포, 평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자치단체 맞춤형으로 확산되며, '전국런'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현재 충북, 인천, 김포, 평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자치단체 맞춤형으로 확산되며, 전국 단위의 교육 복지 모델로 변모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빠른 경제성장 이면에 나타난 양극화 심화를 해소하기 위해선 성장만이 아닌 ‘성숙’, 경제성장 수치나 순위보다는 ‘가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은 지속 가능하고 확산 가능할 때 그 가치가 더 높아진다”며 “이미 효과가 입증된 디딤돌 소득과 서울런의 전국화는 우리 사회 양극화 해소에 결정적인 변혁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김 후보와 이 후보의 ‘빅텐트 구성 여부’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김 후보는 취재진에게 “저는 지금도 이 후보가 다른 당 후보라고 생각 안 한다”며 “우리 당이 조금 잘못한 게 있는 거다. 헤어져 있지만”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단일화 논의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김 후보의 진정성과 보수 진영을 규합해 선거를 치러보려는 선의는 의심 안 하지만 이길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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