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설난영 씨(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6ㆍ3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 배우자들도 활동 폭을 넓히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각종 논란으로 후보 배우자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 눈높이가 높아진 탓에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설난영 여사는 전국을 돌며 ‘내조 유세’에 나서고 있다. 두 여사 모두 종교계와 소외계층 등 후보들이 직접 챙기지 못하는 곳을 중심으로 표심 잡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김혜경 여사는 앞선 선거에서 이 후보와 함께 공개 석상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번엔 언론과 거리를 두며 눈에 띄지 않는 행보를 보인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종교계 인사를 만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15일 경주 불국사를 찾아 총무국장인 정수스님 등을 예방했다. 대선 경선 때도 경남 양산 통도사, 부산 금정구 범어사, 충남 예산군 수덕사, 서울 은평구 진관사 등 각지 사찰을 찾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을 전후로는 대전교구청 김종구 주교, 서울대교구청 정순택 서울대교구장을 예방하기도 했다.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그는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5주기를 앞두고 지난 14일에는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구내식당에서, 이틀 후에도 광주 효령 노인복지타운에서 배식 봉사를 했다.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5ㆍ18 유가족과 비공개 면담도 했다.
김 여사의 조용한 행보는 대선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와 동행하는 일정 역시 아직 계획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논란은 물론, 자신을 둘러싼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을 고려한 ‘로우 키(Low-key) 전략’으로 풀이된다.
설 여사도 현직 의원을 곁에 두지 않은 채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 출연 등 매체 활용에는 적극 나서고 있다.
설 여사는 최근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해 아내로서 지켜본 김 후보의 청렴성ㆍ진정성 등을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돈을 굉장히 무서워한다. 가까이하지 않으려 한다”며 “늘 자기 자신을 청결하고 깨끗하게, 고고하게 다스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설 여사는 자신이 국민의힘 열세지역인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활용해 험지 민심 공략을 위한 지원사격에도 나섰다. 전남 고흥 출신인 그는 순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설 여사는 지난 14일 호남미래포럼 조찬 모임에 참석해 “호남분들이 원하는 부분을 가장 잘 전달할 역할, 제가 제일 잘하지 않겠느냐”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같은 날 ‘대한불교천태종 중앙신도회장 이ㆍ취임 법요식’과 광주양림교회도 잇따라 찾았다. 김 후보처럼 노동운동가 출신인 설 여사는 노동자, 소외 계층, 여성 등과 만나는 현장 일정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김 여사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겨냥하기도 했다. 설 여사는 19일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도지사 부인으로 받는 혜택이 있었을 텐데 김 여사의 법카ㆍ관용차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란 진행자의 질문에 “법카(법인카드)를 개인이 따로 쓴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