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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한국은행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가 이미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연간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2% 내외)의 절반도 안되는 0%대 수렴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달러약세와 관세협상 등으로 환율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고 추가적인 부동산 과열이나 가계부채 급증 우려도 크게 줄어 금리인하를 위한 조건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현 2.75%)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같은 날 공개될 수정경제전망에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1.5%(2월 전망치)에서 0%대로 크게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앞서 지난 4월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당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는 위축됐고,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으로 수출 전망도 어두웠지만, 1500원대에 육박한 원·달러 환율과 부동산 시장 불안,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금리 인하 여건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1분기 실질 GDP가 전기 대비 -0.2%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1% 이하로 낮추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이달 들어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1.7%에서 0.7%로 1.0%포인트 대폭 하향했고,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1.6%에서 0.8%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이에 한은도 기존 전망(1.5%)을 조정하고,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 영향으로 0.8%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1분기 역성장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세계 교역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안정세도 인하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환율은 지난달 9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 이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487.6원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우려에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난 23일엔 반년 만에 최저치인 1370원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며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이나 가계대출이 다시 과열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통화정책은 한동안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내외 금리차 역전 폭이 1.75%p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외환시장 불안이 커질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금리인하 외에도 다양한 정책 수단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재정정책은 중장기 재정 건전성이라는 현실적 제약을 감안하면서도 경기 둔화에 대응해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심화, 노동 공급 감소 등 구조적 도전 과제에 대응한 정책 설계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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