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제형 개발이 우리의 핵심 전략입니다.”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김영목 비씨월드제약 연구소장(상무)은 최근 〈대한경제〉와 인터뷰에서 회사의 연구개발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매출 750억원에서 2028년 2000억원으로 3배 성장을 목표로 하는 비씨월드제약의 야심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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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목 비씨월드제약 연구소장이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 김호윤 기자. |
비씨월드제약의 현재 주력 분야는 항생제, 마약성진통제, 순환기계 약물이다. 김 소장은 “메로페넴계열 항생제의 경우 타사에 없는 다양한 함량인 500㎎, 1g, 2g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며 “마약성진통제 분야에서도 모르핀황산염수화물 제제로 바이알과 앰플라인에 1∼5㎎까지 다양한 함량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안정적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혁신적 제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구강붕해정(물 없이도 입안에서 빠르게 녹는 정제)과 장기지속형 주사제(매일 투여하던 약을 1~3개월 간격으로 투여 가능한 주사제)가 대표적이다.
김 소장은 특히 구강붕해정 개발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구강붕해정은 정제를 삼키기 어려워하거나 약 복용을 자주 잊는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크게 높일 수 있으며, 기도로 약물이 흡입되는 사고를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비씨월드제약은 올해 1월 국내 최초 ARB계열(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구강붕해정인 텔미사르탄 80㎎ 제제 허가를 취득했다. 저용량인 40㎎ 제제도 올해 발매를 목표로 허가를 진행 중이다.
개발 파이프라인도 풍부하다. 고혈압 치료제 및 복합제 3종, 고지혈증 치료제 및 복합제 3종, 저나트륨혈증 치료제와 항히스타민제 각 1종씩을 연구하고 있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비씨월드제약만의 독자적 기술력도 주목할 만하다. 김 소장은 “다양한 맛 차폐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감미제 및 착향제의 최적 비율을 단기간에 도출하거나 최소한의 유동층 코팅만으로도 약물의 쓴맛을 효과적으로 차폐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도 의욕을 보였다. 비씨월드제약은 전립선암, 자궁근종, 성조숙증 치료에 사용되는 GnRH 효능제(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 기반의 1개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2027년 발매 예정이며, 중추신경계 치료제와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김 소장은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진입 장벽이 비교적 높지만, 마이크로입자 제조기술을 활용해 마이크로스피어와 나노현탁액 개발이 가능하다”며 “실험실 설비와 유사한 장비가 GMP 인증 생산시설에 구축돼 있어 신속한 제품 개발과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협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보메드사와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스웨덴 아이코노보(ICONOVO)와는 항진균 나노약물 및 폐흡입용 나노약물 흡입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자회사 비씨월드헬스케어를 통해서는 미국 리젤텍(ReGelTec)와 협업해 퇴행성 디스크 질환 대상 척추 내 주입형 제품의 국내 도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라운드닥터스와는 디지털치료기기 및 환자관리 플랫폼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소장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구강붕해정과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성과가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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