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같은 공간에 63개 제품 구성
유명 인플루언서 3인이 도슨트 역할
레페리 "뷰티계 CES로 키우겠다"
![]() |
![]() |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진행 중인 '셀렉트 스토어' 모습./사진=레페리(위)ㆍ오진주 기자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서울 성수동에서 ‘K-뷰티 어벤저스’가 뭉쳤다. ‘코덕(화장품 마니아)’을 몰고 다니는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기존 화장품 유통 공식을 바꾸는 실험에 나섰다.
레페리는 내달 1일까지 성수동에서 ‘셀렉트 스토어-더 뷰티 유니버스’를 연다.
셀렉트 스토어를 기획한 레페리는 지금까지 1500여명의 크리에이터를 배출한 국내 1세대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기업이다. 셀렉트 스토어는 뷰티 브랜드와 제품을 나열하는 기존 유통 플랫폼의 방식에서 벗어나, 뷰티 인플루언서인 ‘셀렉터’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다.
앞서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인플루언서 레오제이와 민스코의 셀렉트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레페리는 이번에는 대표 인플루언서 세 명(레오제이, 소윤, 아랑)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들은 이번엔 900㎡(300평) 규모의 공간에서 총 29개, 63개 제품을 소개한다.
이번 셀렉트 스토어가 앞선 행사와 다른 건 제품 소개부터 공간 구성까지 박물관처럼 꾸몄단 점이다. 우선 방문객들은 스토어에 입장하면 가이드북을 받는다. 가이드북에는 세 명의 인플루언서의 특징부터 이들이 왜 특정 브랜드를 골랐는지 설명이 돼 있다.
세 명의 인플루언서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구독자 141만명을 보유한 레오제이 외에도 아랑(48만명)은 스킨케어 제품에 특화돼 있고, 소윤(75만명)은 과거 페이스북에 후기를 올리던 시절부터 팬을 보유했던 인플루언서다.
![]() |
지난 26일 성수동 셀렉트 스토어에서 레오제이의 설명을 듣기 위해 방문객들이 몰려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
세 명의 인플루언서는 이번엔 도슨트(해설자)로 나선다. 지난 26일 레오제이가 도슨트로 나선 자리엔 수십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레오제이를 직접 보고 설명을 듣기 위해 기다린 이들은 이날 여기저기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그를 반겼다. 이날 레오제이는 스토어를 한 바퀴 돌며 자신이 제품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고, 어떤 사용자에게 어떤 제품이 맞을지 추천하며 방문객과 대화를 나눴다.
레페리는 셀렉트 스토어를 뷰티계의 CES(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로 키울 계획이다. 지금은 K-뷰티 인기에 여러 브랜드가 각개전투하며 우후죽순으로 해외로 나가고 있지만, 스토어를 통해 ‘왜 이 브랜드인가’에 대해 서사를 부여하면 K-뷰티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단 기대다.
새로운 방식의 해외 진출 플랫폼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은 오는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첫 번째 해외 셀렉트 스토어가 될 예정이다. 레페리는 도쿄의 중심지 오모테산도에서 1652㎡(500평) 규모로 스토어를 연다.
레페리를 창업한 최인석 의장은 “지금은 K-뷰티가 해외에만 나가면 팔리기 때문에 정식 매장이 아닌 곳에서도 판매하고, 외국인 소비자 입장에서도 K-뷰티 제품이 난립하고 있다”며 “일본 셀렉트 스토어는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막막한 바이어에게도 도움을 주는 일종의 수출 계약 박람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