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ㆍ일신방직 공장부지 개발 등도 브리지론 차환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본 PF 전환 시기 고심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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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권해석 기자]국내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브리지론(착공 전 단기자금) 차환이 이어지고 있다. 브리지론 기간이 늘어나면 금융 비용도 증가하지만, 자금 조달 여건을 고려해 적절한 본 PF(착공 후 자금) 전환 시점을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메트로ㆍ서울로타워 재개발의 브리지론 만기를 올해 하반기로 연장할 예정이다. ‘서울 중구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8-1ㆍ6지구 재개발’으로 추진되는 메트로ㆍ서울로타워 재개발 사업은 메트로ㆍ서울로타워를 허물고 최고 35층 규모의 오피스 건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주주로 참여한 시행사 와이디816피에프브이가 지난해 717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조달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메트로ㆍ서울로타워 재개발 사업을 밀레니엄 힐튼 호텔 재개발 사업과 연계한 ‘이오타’ 프로젝트로 추진 중이다. 힐튼 호텔 재개발 사업은 힐튼 호텔을 철거한 뒤 지하 10층~지상 34층 규모의 오피스와 지상 39층의 호텔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메트로ㆍ서울로타워 재개발 사업과 힐튼 호텔 재개발 사업 모두 브리지론 만기가 올해 상반기여서 동시에 본 PF 전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힐튼 호텔 재개발 사업은 이달 만기를 맞은 1조440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차환하지 않고 본 PF로 전환했다. 4조8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전체 PF 가운데 1차로 2조2000억원을 지난 26일 조달했다. 2차 PF는 힐튼 호텔 철거가 마무리되는 2027년께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메트로ㆍ서울로타워 재개발은 브리지론 연장을 통해 본 PF 전환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메트로ㆍ서울로타워 재개발도 PF 조달액이 2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힐튼 호텔 재개발 사업과 자금 조달 시점을 나누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메트로ㆍ서울로타워 재개발 사업은 올해 하반기에 PF 조달에 나설 예정”이라면서도 “아직 본 PF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검토 중인 상황이라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광주시 전방ㆍ일신방직 공장부지 복합개발사업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을 주선기관으로 한 608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 리파이낸싱을 통해 만기 시점을 내년 4월까지로 늦췄다. 지난해 조달했던 8400억원보다 브리지론 규모가 다소 줄었다. 이번 사업은 옛 전방ㆍ일신방직 공장부지를 4328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시설과 업무ㆍ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복합쇼핑몰인 ‘더현대’도 입점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부산시 홈플러스 해운대점을 업무시설로 재개발하는 ‘인스피어 마린시티 개발사업’도 본 PF 전환시점이 1년 뒤로 미뤄졌다. 이번 개발 시행사인 해운대마린원피에프브이는 지난해 590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조달했다. 이달 브리지론 만기가 됐지만, NH투자증권의 금융주선으로 4000억원을 새로 조달하는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을 통해 브리지론 기간이 내년 5월까지 연장됐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본 PF 전환이 늦어지는 것은 금융기관의 자금 부족보다는 부동산 시장 여건 때문”이라며 “본 PF 전환을 앞둔 사업장별로 적절한 자금 조달 시점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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