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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변동, 실질 자금이동보다 기대심리 커"···한미금리차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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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9 14:26:28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고민 중 하나는 원달러환율이었다. 지난해 12월 계엄사태 이후 1400원대를 유지하던 원달러환율이 다시금 상승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한국과 미국 금리차를 1.75%p로 유지하자는 입장이 강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7일 연방준비제도(Fed)가 4.50%의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변수로 작용하기도 했다. 자칫 기준금리를 인하함으로써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가 2%p로 벌어지고 국내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이탈이 이어지면 다시금 원달러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은은 한미금리차 영향보다 국내 경기를 우선하자는 차원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한미금리차는 미국 4.50%, 한국 2.50%로,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만에 2%p로 벌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금리 결정에 한미금리차 영향 등도 있지만 국내 경기를 우선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금통위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창용 총재는 "환율이 움직이는 것은 국내 요인보다 대외요인"이라며 "미국 예산안과 관련해 미국 재정적자가 얼마나 커지느냐에 따라 장기채 금리와 환율이 변동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만으로 원달러환율이 갑자기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총재는 원달러환율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며 "1400원 중반에서 지금 수준인 1300원 후반대까지 내려오는 과정에서 다른 통화보다 더 많이 내려온 것은 비정상화의 정상화"라고 해석했다.

다만 환율 방향성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질적인 자본 이동을 수반하는 대신 기대심리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며 "미국과의 환율 논의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시장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변화시켰고 아시아 통화 강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원달러환율은 심리 자극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미금리차에 따른 실질적인 자금이동보다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른 변화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오건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한미금리차가 벌어진다고 해서 외국인들의 자금이탈이 커지고 환율이 변동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한은도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금통위원간 의견이 갈라졌다. 6인 중 4인은 3개월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나머지 2인은 한미금리차와 미국 관세 정책 등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내놨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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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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