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인근은 전통문화 특화공간으로
서울대병원 주변엔 업무 중심지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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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변경사안. / 자료 : 종로구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 한복판, 종묘와 창경궁 사이를 가로지르는 율곡로 일대에 도시개발의 새로운 실험이 시작된다.
종로구는 30일 ‘율곡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고시를 발표하며, 도심의 밀도와 개발규모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계획을 공개했다.
대상지는 원남동, 인의동, 연건동, 연지동, 효제동, 충신동 일대 약 44만6000㎡ 규모로, 서울대병원과 각종 의료시설, 역사문화유산이 어우러진 지역이다. 뛰어난 교통 접근성과 함께, 도시의 과거와 미래가 맞물리는 장소다.
이번 재정비의 핵심은 실현 가능한 개발을 유도하되,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는 방식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용적률 상향이다. 일반상업지역 간선부는 기존 400%에서 600%(허용 660%)로, 이면부는 400%에서 500%(허용 550%)로 늘었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도 기준 250%, 허용 275%로 조정됐다. 최고높이도 최대 20m까지 완화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소규모 필지 비중이 큰 지역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조치도 담겼다. 간선부는 기존처럼 최소 150㎡ 이상 개발이 원칙이지만, 30㎡ 이상 필지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개발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블록별 최대 개발 규모 제한은 전면 폐지됐고, 3000㎡ 초과 부지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보다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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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로 지구단위계획 구역 위치도. / 자료 : 종로구 제공 |
개발의 방향은 ‘조화’다. 종묘 인근은 전통문화 특화공간으로 꾸며지고, 옛길과 물길, 피맛길 등 역사적 가로는 특화 정비된다. 1층 저층부에는 판매시설을 유도해, 걷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서울대병원 일대는 연구시설과 대기업 본사를 유치해 새로운 업무 중심지로 육성하고, 영유아 보육시설 같은 근로자 지원시설도 함께 확보해 ‘일과 삶의 균형’이 잡힌 공간으로 키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이번 재정비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도심 공간 조성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종로의 문화적 품격을 살리면서도 실현 가능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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