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도달시간 개선 효과

에너지 절감률 최대 21%

윤동희 성균관대 연구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5 공동주택 ZEB(제로에너지건축물) 세미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종무 기자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아파트 등 공동주택 바닥 구조가 두꺼워져도 바닥난방 효율을 향상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기준을 강화하자 건설업계에서 바닥 두께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나온 발표여서 관심이 집중된다.

대한설비공학회와 한국종합건설기계설비협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공동주택 바닥난방 구조체 변경이 초기 설정온도 도달 시간과 난방에너지 소비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주제로 ‘2025 공동주택 ZEB(제로에너지건축물) 세미나’를 개최했다.

윤동희 성균관대 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바닥난방 모르타르층 두께를 40㎜에서 70㎜로 변경해도 70㎜ 모르타르층에 열전도판을 추가하면 기존 40㎜와 비슷한 난방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윤 연구원은 “70㎜ 모르타르층 배관 상부에 열전도판을 삽입하면 축열(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저장하는 에너지) 용량이 효과적으로 사용됐다”며 “간헐ㆍ연속 난방에서도 40㎜ 때와 유사한 난방에너지 사용량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르타르 두께가 증가하면 공동주택에서 난방에너지 사용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열전도판을 사용하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모르타르층 두께가 증가하면 초기 난방 설정온도 도달 시간은 19도까지 1.5배(1시간35분), 22도까지 1.2배(1시간20분) 증가해 축열 용량에 큰 영향을 준다”면서 “다만 70㎜ 모르타르층에 열전도판을 설치했을 때 바닥 구조 내부 열확산 속도가 개선돼, 19도까지는 1.26배, 22도까지는 1.01배로 40㎜일 때와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바닥 모르타르층 두께를 70㎜로 변경해도 열전도판을 추가하면 초기 설정온도 도달 시간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윤 연구원의 설명이다.

오양균 한국종합건설기계설비협회 회장(계룡건설 건축본부 상무)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5 공동주택 ZEB(제로에너지건축물)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종무 기자

민준기 아키필드 본부장도 이날 발표에서 공동주택 바닥 구조에 알루미늄 열전도판을 추가하면 실내 온열 환경과 에너지 절감 효과 있단 분석 결과를 내놨다. 민 본부장은 “알루미늄 열전도판을 설치했을 때 실내 온도 평균 상승시간은 10~30% 단축되고 평균 하강시간은 15~30% 지연됐다”며 “에너지 사용량은 11~19%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이는 난방을 장기 가동해도 에너지를 최대 21% 절감할 수 있는 효과”라면서 “알루미늄 열전도판이 있으면 열 공급량이 적어도 실내 온도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고, 실내 복사ㆍ축열량은 많은 반면 손실량은 적어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심지수 성균관대 선임연구원도 공동주택 바닥난방시스템에 열전도판 적용 효과 분석 결과, 낮은 설정온도로도 복사 환경이 향상돼 쾌적한 온열 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 높은 에너지 절감 달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주거용 건물에 간헐적 난방이 주로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공동주택에 열전도판을 적용하면 난방 절감 효과는 두드럴질 것으로 진단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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