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세안·무디스 경고로 국채 급락, 국내 투자자들 저점 매수 나서
1분기 순매수액도 28억 달러로 최고 기록,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영향
![]() |
미국 투자자 채권 매수하는 모습을 입력했을 때 챗GPT가 제작한 그림 /사진=챗GPT |
[대한경제=김동섭 기자] 5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순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심화 우려로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오히려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채권 15억2605만달러를 순매수 했다. 지난 달 대비 23.84% 증가한 수치로, 지난 2월(12억7641만달러)를 넘어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순매수액도 동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27억9015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기록인 작년 1분기의 21억7007만 달러를 가뿐히 넘어선 것이다.
이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국제 신용 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강등하고 22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의 감세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가격이 떨어진 미국 국채를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반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금리를 인하하면 미국 채권 가격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매수를 종용했다. 기준금리와 채권 가격은 서로 반비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윌러 미 연준 이사는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7월까지 관세가 동결될 시 9월 하반기 연준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좋은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개인 투자자들이 집중하고 있는 2020년 발행된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해 있다”며 “2년 전의 낮은 우리나라 장기채 가격을 지금은 다시 볼 수 없게 된 것처럼 채권시장이 혼란스러울 때가 채권을 가장 싸게 살 기회”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연구원은 단기간 내에 미국 국채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재무부장관이 저금리 기조 유지를 위해 SLR 규제 완화 등 은행권 규제 완화를 시행했다“며 ”국채 수요 증대로 단기물 중심의 채권금리 안정이 장기물로 확산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