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정부에 정식 건의 예정
“국내 제품과 동일한 규제 필요”
![]() |
정상 수입 제품 표식(위쪽)과 불량제품 표식. 아래는 제조사 표시가 없다. /사진: 대한경제DB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 포스코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산업을 교란하는 중국산 컬러강판에 대한 규제를 정부에 정식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중국산에도 국내 제품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산 컬러강판의 6가 크로뮴 함유량에 대한 조사 및 규제를 해달라는 건의를 하고자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6가 크로뮴은 금속의 부식을 막는 기능이 탁월하지만, 사람이 장기간 흡입하면 천식이나 인후염, 암 등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환경부 고시 ‘제한물질ㆍ금지물질의 지정(제3조)’에서는 6가 크로뮴이 t당 0.1%이상 포함된 제품에 대한 수입ㆍ유통ㆍ판매 등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 컬러강판 제조사들은 6가 크로뮴 대신 다른 특수 도료를 사용해 컬러강판을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6가 크로뮴이 금속의 부식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방법이지만, 환경부 고시에 따라 국내 제조사들은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대체재를 사용하면 제품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산 컬러강판의 6가 크로뮴 사용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는 사실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6가 크로뮴 사용 제한 규정이 컬러강판 KS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아서다. 중국 제품은 KS인증 때 6가 크로뮴 사용 여부 검사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컬러강판에 6가 크로뮴이 기준치 이상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컬러강판 제조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기준치의 5배에 달하는 0.5%까지 포함된 제품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중국산 컬러강판 중 90% 이상이 6가 크로뮴 및 두께 기준 미달 제품이다.
더 큰 문제는 불량 제품의 경우 제조사 표시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추적도 힘들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컬러강판은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가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불량ㆍ저가품에 의해 국내에서 동력을 잃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성토했다.
한편, KS인증기관협의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KS인증을 신규 취득한 도금ㆍ컬러 강판 44건 중 34건(77%)이 중국산이다. 같은 기간 중국산 강판의 국내 유입량은 총 270만t으로 전체 수입 강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 철강산업의 대표주자로서 국내 산업 보호와 국민 안전을 위해 관련 내용을 건의할 것”이라며, “중국산을 포함한 수입제품도 국내 생산 제품과 동일한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