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阿ㆍ동남아 대상 입찰공고
수익성 떨어지지만 전략적 접근에 방점
대형사 3곳ㆍ중견사 2곳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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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코이카(KOICAㆍ한국국제협력단)가 올해 200억원에 달하는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의 CM(건설사업관리)용역을 발주해 국내 CM사 간 수주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8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코이카는 지난달 26일 용역비(입찰한도액) 59억원의 ‘아프리카 지역 CM용역’에 대한 입찰공고를 냈다.
학교, 병원, 직업훈련원 등 건설사업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것으로, 대상국은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세네갈 등 16개국이다.
코이카는 내달 14일까지 입찰 참가신청을 받은 뒤 기술제안서 평가를 거쳐 29일 개찰해 용역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월 말에는 용역비 50억원의 ‘동남아시아 지역 건설사업관리(CM)용역’을 공고했다.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 8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개찰일은 이달 30일로 예정돼 있다.
두 사업 모두 용역수행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약 2년이다. 현재 대형사 3곳과 중견사 2곳 등 5곳이 이번 입찰 참여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해외 CM용역은 통상 실행률이 90~95% 수준으로, 국내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현지 시공사의 기술 수준이 낮고 자재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 공기 준수에 따르는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소요 사태나 정치적 불안 등으로 상주인력의 관리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리스크가 곳곳에 산재하는데도, CM업계가 ODA 사업 수주에 집중하는 것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란 해석이다.
중견 CM사 임원은 “사업 수행과정에서 수원국 정부나 현지 시공사와의 접점을 넓히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국내 수주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만큼, 향후 해외 대규모 공공ㆍ민간 개발사업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고 말했다.
기획 단계부터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프로젝트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형 CM사 대표는 “역할이 다소 제한적인 국내와 달리 ODA 사업에서는 건축 예비ㆍ기획조사부터 설계ㆍ시공ㆍ감리업체 선정, 단계별 설계 검토 및 기술 자문, 국가별 시공지침 수립, 하자 및 사후관리 등 사업 전 과정을 총괄하게 된다”며 “글로벌 CM 전문가 양성을 위한 실질적 기회”라고 설명했다.
ODA 예산 증액 전망도 CM업계의 움직임에 힘을 싣는다.
유엔은 각국의 ODA 목표치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7%로 권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0.17%(2022년 기준)에 불과해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외교 지평을 넓히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을 이행하는 수단으로도 평가된다.
도영아 연세대 글로벌창의융합대학 객원교수는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기술 이전, 시스템 전수 과정에서 국내 산업 역량을 현지에 알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현지 전문가의 신뢰 확보는 물론, 국민 인식 전환을 이끌어내는 등 외교적 파급력도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이카는 올 하반기 서남아태평양(38억원), 중남미(35억원), 중동ㆍ중앙아시아(20억원) 등 3개 권역의 CM용역도 순차적으로 발주할 예정이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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