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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선 물살 가르며 “쉬엄쉬엄”, 공원에선 꽃길 걷다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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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03 13:39:54   폰트크기 변경      
서울 주말, 경쟁 없는 축제에 빠지다

2만명 한강 물길 가르고, 124만명 꽃길 밟았다

지역상권엔 매출ㆍ생활인구 동반 상승효과


31일 제2회 쉬엄쉬엄 한강 3종 죽제 자전거 종목에 참가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투표합시다’ 깃발이 꽂힌 따릉이를 타고 한강 자전거도로를 달리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도심에 깃발 하나가 휘날렸다. “투표합시다.”

대선을 앞둔 주말, 서울은 축제였다. 한강 자전거 도로를 따라 100여 명의 시민이 줄지어 달렸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그중 하나였다. 자전거 바구니엔 깃발이 꽂혔고, 페달을 밟는 발끝마다 웃음이 피어났다. 이기고 지느냐는 잠시 잊은 채 참가자들은 더 천천히 쉬며 축제를 즐겼다.

제2회를 맞은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열려 2만여 명이 직접 참가했다. 수영, 자전거, 달리기를 완주하면 세 개의 메달이 하나로 합쳐지는 ‘완성형 메달’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메달의 순위는 없었다.

누구나 자신의 체력에 맞춰 도전하는 초급(15㎞)과 상급(31㎞) 코스가 나뉘었고,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타도, 이색 코스프레 복장을 입고 달려도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제2회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에서 시민들이 수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생각보다 한강 물맛이 엄청 시원하고 맛있었어요. 힘들면 쉬어가도 된다는 점이 이 축제의 진짜 매력이에요.” 지난 1일 수영종목에 참여한 이정인(27)씨는 “너무 행복한 기억이라 내년에도 꼭 참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올해는 경기에 참여하지 않아도 한강을 즐길 수 있도록 부대행사도 풍성했다. 뚝섬한강공원엔 8m 높이의 대형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됐고, 요트ㆍ카약ㆍ수상자전거 등 수상스포츠 체험 프로그램이 줄을 이었다. 단오를 맞아 창포물에 머리 감기, 고물 떡 시식, 씨름 등 ‘쉬엄쉬엄 단오제’도 함께 열렸다.


코스프레 복장을 한 채 쉬엄쉬엄 한강 축제에서 자건거를 즐기고 있는 한 시민. / 사진 : 서울시 제공 


수질 또한 자랑거리였다. 서울시는 축제 직전 잠실 수중보 남ㆍ북단의 수질을 점검한 결과, 대장균 4~9마리, 장구균 0~3마리(100㎖당) 수준으로 국제 기준의 100분의 1 미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파리 센강, 런던 템스강과 비교해도 최고 수준의 수질을 자랑한다”며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를 계속 열겠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2025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많은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한강에서 젖은 발을 말리는 사이, 보라매공원은 꽃내음으로 채워졌다.

지난달 22일 개막한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6월 1일까지 누적 관람객 124만 7286명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밀리언셀러 축제가 됐다. 개막 첫 주말(24~25일)에만 30만명이 다녀갔다.


꽃이 사람을 모으면, 사람은 상권을 키운다. 서울시가 신한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행사 개최 전후(5월 14~28일) 동작ㆍ관악구 주요 상권의 카드 결제금액은 20% 증가했고, 생활인구는 40% 늘었다.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행사 개막 11일 차인 지난 2일까지 누적 관람객이 124만7286명에 달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축제의 열기는 공원 안 마켓에서도 이어졌다. 푸드트럭, 플리마켓, 정원카페 등으로 구성된 ‘가든마켓’은 개막 후 11일간 9억 5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억 1900여만 원은 푸드트럭 매출이었고, 그 다수는 청년 소상공인의 운영이었다. 공원 내 상행위를 허용한 ‘규제철폐 5호’가 실제 축제에 적용된 첫 사례였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문화와 휴식, 경제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심형 축제 모델로 서울대표 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핵심 요인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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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박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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