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부스 바로 앞에 전시장 꾸려
소형 전기 SUV ‘아토3’도 관심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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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엑스 EV트렌드코리아 전시회에서 현대차 로고와 BYD 로고가 마주보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EV트렌드코리아. 현대차 부스 바로 앞 BYD 로고가 떡하니 새겨졌다. 국내 BYD 전장부품 공식판매 대리점인 진성아이엔디가 마련한 부스로, 전시회를 계기로 판매활로를 넓힌다는 목표다. 인근 삼천리이브이(EV) 부스는 BYD가 처음 국내에 선보인 아토3를 전시했다. BYD의 공세 범위가 B2C(소비자 대상 거래)를 넘어 B2B(기업 간 거래)까지 뻗어있음을 시사한다.
이날 진성아이엔디 부스엔 선거일임에도 불구, 현대차ㆍ기아 관계자를 비롯한 여러 참관객이 방문했다. BYD의 고전압 릴레이(EV Relay)와 퓨즈 등 전시품이 주목받고, 방문객이 몰린 현대차 부스 코앞에 위치했다는 점에서다. 현대차가 전시한 아이오닉9과 신형 넥쏘 등을 살펴보고자 탑승하면 바로 정면에 BYD 로고가 보이는 구조다. 아직 공식출시 전인 신형 넥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진성아이엔디 부스가 반사이익을 누렸다.
EV트렌드코리아에서 BYD 전장부품이 소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진성아이엔디는 B2B 고객을 타깃으로, 새로운 계약을 따내고자 전시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온 BYD 관계자 10여명도 부스를 지키며 참관객 응대를 지원했다. 이미 아토3와 토레스EVX 등을 통해 국내 완성차ㆍ배터리 시장에 파고든 BYD가 전장 시장까지 활로를 넓히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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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몰린 진성아이엔디 EV트렌드코리아 부스./사진: 강주현 기자 |
릴레이와 퓨즈는 고전압 배터리와 주요 전기부품 사이 전원을 안전하게 연결하거나 차단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와 수소차 등 전기에너지를 소모하는 친환경차에 모두 탑재된다. BYD 제품은 LS오토모티브 등 부품사를 거쳐 완성차 기업에 납품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부분의 국산차에도 이미 BYD 전장부품이 탑재됐다는 게 진성아이엔디 관계자의 설명이다. 파나소닉 등 경쟁사보다 약 15% 가격이 저렴하고, 전기차 제조 경험도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BYD의 완성차도 주목받았다. 공식 딜러 삼천리이브이가 소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인 아토3를 전시하면서다. 가족 단위 방문객 등 일반 소비자 위주로 관심이 집중됐다. 아토3는 국내 출고 2개월만에 고객인도 1000대를 돌파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동급 대비 저렴한 3000만원대 가격과 ‘중국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빼고 보면 성능도 준수하다는 점에서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대로 영업용 차량과 ‘통학용 세컨카’ 용도로 수요가 집중된다는 후문이다. 고객 인도까지 길게는 수 개월 이상 걸리는 유럽산 수입차와 달리, 중국 선전에서 출발해 14시간만에 국내 도착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삼천리이브이 관계자는 “가격과 주행거리를 중심으로 문의가 많다”며 “아예 아토3를 몰랐던 방문객도 많아 이번 전시효과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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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3를 전시한 삼천리이브이 EV트렌드코리아 부스에 관람객이 몰렸다./사진: 강주현 기자 |
아토3에 대한 관심은 BYD의 두 번째 한국 진출 모델인 중형세단 씰 고객인도가 임박했다는 점에서 한층 더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보급형’인 아토3와 달리 수준급 성능을 갖춘 데다 유럽기준 주행거리가 최대 570㎞에 달하며, 475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도 동급 대비 저렴하다. 이르면 이달 말 인증작업 등을 마치고 국내 전시장 등에 본격 투입되며, 고객인도는 7월 중순경 시작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BYD 등 중국 업체들은 단순 완성차 판매를 넘어 부품과 신기술 등 국내 산업계 전반에 편승하려 한다”며 “규제 등으로 견제가 이뤄지는 동안 국내 업체들은 서둘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현장엔 기아도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첫 PBV(목적 기반 차량) 라인업인 PV5와 전기세단 EV4 등을 전시했다. 앞서 열렸던 서울모빌리티쇼 때와 달리 PV5 실내도 공개됐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넉넉한 크기와 실용성에 관람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EV4를 살펴보려는 관람객들도 줄지어 서있었다. KG모빌리티는 국내 첫 전기픽업 무쏘EV와 전기차 무선 충전기 등을 소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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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넥쏘 바로 앞에 위치한 진성아이엔디 EV트렌드코리아 부스./사진: 강주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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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트렌드코리아 부스에 전시된 PV5./사진: 강주현 기자 |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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