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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4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지명했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는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을 발탁했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에는 강훈식ㆍ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경호처장은 황인권 전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대변인으로는 강유정 민주당 의원을 기용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 나서 이 같은 인선안을 직접 발표했다.
첫 정부ㆍ참모진 인선에선 당 대표와 두 차례의 대선 과정에서 핵심 측근으로 부상한 ‘신(新)친명계’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견해가 나온다.
당 운영과 계엄사태ㆍ탄핵정국 대응에서 동고동락하며 검증된 인사들로 정부와 대통령실의 핵심축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신속한 정부 구성과 개혁과제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김민석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재임 당시 지도부로 호흡을 맞춰 온 인사다. 특히, ‘집권플랜본부’를 운영하며 기획력과 정책 설계 능력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윤 전 대통령의 12ㆍ3 비상계엄 준비를 일찌감치 예측해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내 대표적 ‘전략통’이자 4선 의원으로서 정무 감각을 갖춘 만큼, 정부와 국회간 가교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이 대통령도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당과 국회를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3선 의원인 강훈식 신임 비서실장 또한 대선을 총괄한 전략가이자, 경제ㆍ예산에 전문성을 가진 인사라고 이 대통령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국정 조력자로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는 지난 20대 대선부터 통일ㆍ대북 정책의 기반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으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외교안보통일 전문가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ㆍ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ㆍ주러시아 대사를 지냈다. 이 대통령의 외교ㆍ안보 공약 설계자로도 알려져있다.
황인권 경호처장도 지난 20대 대선부터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강유정 신임 대변인은 이번 대선 경선부터 후보자의 ‘입’ 역할을 맡으며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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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첫 인사 발표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새 정부 첫 인사에서 철저한 ‘친위’ 체제를 구축하면서 향후 인사도 핵심 측근 일변도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향후 인사에선 ‘충직’과 ‘능력’ 위주의 인선을 하되,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국민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취임사에서 밝힌 ‘국민통합’을 위한 ‘탕평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읽힌다.
특히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인 미국발 ‘관세 전쟁’ 위기 해소와 경제 회복을 이끌 ‘경제 컨트롤타워’ 구축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위원회 등 경제 부처ㆍ기관들을 망라한 정부 조직개편을 공약한 바 있는 만큼, 인사도 이와 맞물려 진행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ㆍ통상 수장ㆍ참모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대해 “당과 우리 시민들의 의견, 야당이나 언론의 의견도 미리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좀 더 기회를 가진 다음 (인선)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경제부총리 후보로는 이호승 전 대통령 정책실장,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컨트롤타워의 중심축인 만큼, 앞선 인사와 마찬가지로 친명계 좌장격인 5선의 정성호 의원, 원내대표 출신의 5선 김태년 의원, 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를 이끄는 이언주 의원 등 친명계 핵심인사들을 발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ㆍ금융 조직 개편을 주도할 금융 당국의 수장으로는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손병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용범 전 차관 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인수위원회 등 준비기간 없이 당선과 함께 임기를 시작해 정부 조각 완성에 상당 시일 소요가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당선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모든 정부 부처 장관 임명 등 완전한 정부를 구성하는 데 7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여야가 팽팽히 맞섰던 문재인 정부 시절과 달리, 이재명 정부는 171석에 달하는 압도적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거여(巨與)’ 민주당을 등에 업고 있는 만큼 ‘속도전’이 가능할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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