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상하이 공장 가동률 높여
LG생건, '더후' 신제품 출시 행사
ODM업체들도 중국사업 확장 속도
더딘 경기회복ㆍ로컬브랜드 성장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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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닫혔던 중국 시장이 열릴 수 있단 기대에 화장품업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 공장 가동률을 높일 준비를 하고 있다.
2002년 상하이에 생산시설을 준공한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이곳을 약 10만㎡(3만평) 규모로 늘려 확장 이전했다. 한때 80%까지 가동률을 높였던 상하이 공장은 한한령(限韓令)과 코로나19를 지나며 10%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상하이 공장의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사업장 가동률은 각각 16.9%와 21.2%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업 구조 개선 작업으로 인해 떨어졌던 공장 가동률을 다시 높일 계획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8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현재 려 브랜드 위주로 상하이 사업장 가동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전용 상품을 강화하고, 현지 고객 수요를 반영한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때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 브랜드 하나로 매출 2조원을 기록했던 LG생활건강은 더후로 다시 중국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상하이에서 더후의 새로운 라인 출시를 알리는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2023년 리뉴얼 제품 출시 이후 약 2년 만에 중국에서 신제품을 소개하는 공식적인 자리다. 이 행사에는 더후의 모델인 배우 김지원과 현지 유명 연예인들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K-뷰티 인기에 미국에서 날고 있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사도 중국에 남겨뒀던 사업을 키우고 있다. 코스맥스는 내년 상하이에 사옥을 완공할 계획이다. 보유 브랜드만 제조하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과 달리 ODM사는 중국 브랜드도 고객사로 두고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 사업을 확장하기에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중국에서 맥을 못 췄던 기업들이 다시 움직이는 건 새 정부의 한중관계 개선 의지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의 한중관계에 대해 “최악의 상태”라고 평가하며 후보 시절 중국과 관계 개선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어두운 터널에 갇혔던 시기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고 기다린 기업들은 볕 들 날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남아 있어 정책이 바뀐 뒤 움직이는 건 늦는다”며 “중국이라는 인구 대국은 소홀히 여길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느린 중국 경기 회복세와 그사이 ‘궈차오(애국소비)’로 인해 시장을 채운 중국 로컬 뷰티 브랜드는 위험 요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최대 쇼핑축제인 솽스이(11월 11일) 기간 티몰·징둥·틱톡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국 브랜드인 프로야(PROYA)가 매출 1위에 올랐다. 프로야는 지난해 중국 로컬 화장품 중 처음으로 매출 100억위안(1조8899억원)을 달성한 브랜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만들어준 우호적인 환경으로 인해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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