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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은행권이 주택도시기금의 재원 중 하나인 청약예금 금리도 인하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의 감소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 수도권 지역의 신축 분양 공급이 급감하고 은행들의 청약예금 금리도 낮아지면서 청약통장의 매력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청약예금 신규 가입도 줄어들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5일부터 주택청약예금의 금리를 기존 연 2.40%에서 2.10%로 0.30%p 내렸다. 지난 4월말부터 우리은행이 주택청약예금 재예치 약정이율을 기존 연 2.70%에서 0.5%p 인하한 이후 두 번째 청약통장 예금의 금리인하다.
다른 은행들도 청약예금 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예금금리 인상까지 주도하며 청약예금 가입을 유도하려고 했던 시도는 물거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도 다른 정기예금 등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하면서 청약예금만 금리를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연금예금 금리까지 인하한 상태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가중평균 금리가 2.73%로 지난 2022년 6월 2.73%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청약예금 금리는 지난 2024년 9월 이후 연 2.3~3.1%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하나은행은 최저 수준인 연 2.3%보다 낮은 연 2.2%까지 낮춘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청약예금 가입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청약점수 50점 미만 가입자들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
이미 청약예금 가입자는 지난 3월 반짝 증가했지만 4월 다시금 감소세로 전환됐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지난 4월말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641만8838명으로 지난 3월 2643만8085명보다 1만9247명 줄어든 것이다. 지난 3월 4435명 정도 증가하며 2년 9개월만에 소폭 반등했지만 4월 다시금 두 배 이상으로 감소세로 전환된 셈이다. 지난 2월 출시된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의 가입에 따른 유입이 늘어난 것인데, 오히려 기존 이탈자는 더 많아진 것이다.
게다가 지난 4월 분양도 2만214가구로 전월보다 133.8% 증가했지만, 1~4월 누계 기준 4만1685가구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0% 급감했다. 수도권 분양은 같은 기간 21.7% 줄었다. 서울 수도권 분양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굳이 청약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청약점수 50~60점 미만 청약자들은 당첨 가능성이 극히 낮아진데다 청약예금 금리까지 낮아지고 있어 청약통장 해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인하 기조에서 청약통장 금리만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며 "4시 신도시도 거론되고 있지만 3기 신도시 분양 일정도 불확실해 청약통장 이탈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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