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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제공.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지난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57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 대규모 배당 등의 영향으로 흑자 규모는 전월보다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로 대미 수출이 점차 줄고 있어 하반기부터 그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10일 한은이 발표한 ‘2025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57억달러(약 7조725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23년 5월 이후 24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지만 흑자 폭은 전월(91억4000만달러) 대비 34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흑자 규모는 동월 기준으로 지난 2014년, 2015년에 이어 역대 3위 수준이다.
경상수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는 89억9000만달러로 전월(84억9000만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다.
전년 동기(52억4000만달러)보다는 37억5000만달러 불어났다.
IT 품목을 중심으로 상품 수출이 늘어나고 유가 하락으로 상품 수입이 감소하면서 흑자 규모가 전월보다 확대됐다.
수출은 585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16.9%), 무선통신기기(6.3%), 의약품(22.3%) 등이 증가했지만 석유제품(-13.8%)과 승용차(-4.1%)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EU(18.4%)와 동남아(8.6%)에선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미국(-6.8%)과 일본(-5.3%)에서 부진했다.
수입은 495억8000만달러로 5.1% 줄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10.4% 감소했고, 소비재 수입은 2.1% 줄었다.
본원소득수지는 1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된 영향으로, 배당소득수지가 26억달러 흑자에서 6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서비스수지는 28억3000만달러 적자로, 전월(-22억1000만달러)과 전년 동월(-17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5억달러 적자로 전월(-7억 2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감소했다.
운송수지는 15개월 만에 적자(-1000만달러)로 전환됐고, 연구개발(R&D) 서비스 지급 확대에 따라 기타사업서비스 수지도 –15억1000만달러로 악화됐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45억1000만달러 증가해 전월(78억2000만달러) 대비 증가 폭이 감소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철강, 알루미늄과 자동차, 자동차 부품의 경우 미국 관세 영향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3분기 이후 관세 영향이 본격화될 시 미국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국내 생산과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5월 경상수지에 대해서는 미국 관세 영향이 반영되고 있지만 4월에 집중됐던 해외 배당 지급 등 본원소득수지의 계절 요인이 해소되면서 흑자 폭이 4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평가했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인 378억달러도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제기된 불황형 흑자 우려에는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수입 감소를 제외하면 전체 수입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불황형 흑자로 단정하긴 이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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