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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마켓 VIEW] SK하이닉스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SK㈜…지배구조 개편 필요성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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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3 05:00:20   폰트크기 변경      

SK주식회사(지주사)와 그 주요 자회사·손자회사들의 지분 구조 및 최근 1년간 SK스퀘어 주가 흐름 /그래픽:대한경제

SK하이닉스 사상 최고 실적에도…지주사 주SK “수익 한 푼 못 가져가”
복잡한 지배구조로 손자회사 수혜 차단, 합병 카드 검토 불가피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과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정작 그룹의 최상단에 위치한 지주회사 ‘주SK’는 실질적인 수익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배경에는 SK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자리하고 있단 분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호실적 덕분에 SK스퀘어는 영업이익 1조6523억원, 순이익 1조612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이익은 고스란히 SK스퀘어에 머물렀고, 상위 지주사인 주SK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날 SK스퀘어 주가는 52주 신고가인 14만2500원 인근을 지지했다. SK스퀘어의 52주 신저가는 6만7600원이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지분 20.07%를 보유한 SK스퀘어가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모든 이익을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SK가 SK스퀘어의 지분을 30.01% 보유하고 있어도, 배당이 없으면 재무적 수혜를 받지 못하는 구조다.

△복잡한 SK 지배구조 ‘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 = 현재 SK그룹의 주요 지배구조는 최태원 회장 → SK㈜(지주회사) → SK스퀘어 → SK하이닉스를 보유하고 있다. 주SK는 SK이노베이션(55.9%), SK에코플랜트(62.1%), SK텔레콤(26.8%), SK스퀘어, SKC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이들은 다시 다양한 손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 구조에서 SK하이닉스는 주SK의 손자회사에 해당한다. SK스퀘어는 2021년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된 ICT 투자전문회사로, 하이닉스를 비롯해 11번가, 티맵모빌리티, SK쉴더스 등 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SK스퀘어는 한때 보유 자산을 활용한 기업공개(IPO)로 그룹 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했지만,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의 상장이 2022~2023년 연이어 무산되면서 전략에 큰 차질을 겪었다. 11번가와 티맵모빌리티도 IPO 일정을 연기하거나 보류한 상태다. SK스퀘어 대표는 지난해 8월 전격 교체됐다.

특히 티맵모빌리티는 우버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 ‘우티(UT)’의 지분 49% 전량을 2025년 초 우버에 약 6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전략적 투자 회수 압박과 함께 실적 개선보다는 손실 정리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지배구조 개편론 ‘재점화’…합병이 해법일까 = 이처럼 SK하이닉스의 성과가 그룹 상위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에 대해, SK스퀘어와 주SK 간 합병 가능성이 증권가에선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합병이 이뤄지면 SK하이닉스를 주SK의 직접 자회사로 끌어올릴 수 있어, 지주회사 규제(손자회사 제한)를 해소하고, 실적 수혜도 직접적으로 반영 가능해진다.

하지만 합병은 자산 재평가, 주주가치 희석, 지분율 조정 등의 복잡한 과정을 수반하며,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행에는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등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며, AI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SK그룹이 이를 계기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수익의 흐름을 개선할지는 향후 경영 전략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지금처럼 하이닉스가 그룹의 대표 수익원이 됐음에도 SK스퀘어만이 실익을 얻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지배구조 개편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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