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일 서울 서대문구 '뉴파머스 팝업 레스토랑'에서 청년 농부들이 식재료를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곽진영, 김도혜, 박세현, 정찬수 청년 농부./사진=오진주 기자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잘 기르기만 한다고 팔리는 게 아니더라고요. 식재료의 가치도 높여야 하죠.”(김도혜 청년 농부)
NS홈쇼핑이 농장에서 K푸드까지 잇는 새로운 유통 실험을 하고 있다. 식품 전문 유통 홈쇼핑이라는 정체성을 발휘해 식자재에서 방송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단 계획이다.
NS홈쇼핑은 오는 13일까지 서울 서대문구에서 ‘뉴파머스 팝업 레스토랑’을 연다.
뉴파머스는 NS홈쇼핑의 유튜브 채널 ‘NS푸드페스타’에 올라오는 콘텐츠다. NS홈쇼핑에서 운영하는 ‘뉴파머스 프로젝트’를 통해 국산 식재료를 생산하는 젊은 농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 |
이다빈 푸드 디렉터가 청년 농부들의 농산물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
이번엔 동영상 콘텐츠를 레스토랑 현장으로 옮겨왔다. 전국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8명의 청년 농부의 식재료가 푸드 디렉터인 이다빈 셰프의 손을 거쳐 근사한 메뉴로 탄생한다.
레스토랑에서는 김도혜 농부의 양대파와 박세현 농부의 버섯, 곽진영 농부의 치즈·요거트, 정찬수 농부의 로메인을 이용해 세비체와 스튜, 솥밥, 젤라또 등을 선보인다.
그동안 농작물을 키울 뿐 어디에 식재료를 유통해야 할지 몰랐던 청년 농부들은 이번 기회가 K푸드로 나아가는 길목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찬수 농부는 “그동안 로메인을 키우기만 하고 소비자가 먹는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이번에 직접 볼 수 있게 됐다”며 “캘리포니아의 감귤농장이 모여 150년 역사의 선키스트를 만들었듯 한국의 선키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현 농부는 “이제 농산물을 넘어 오는 10월 중엔 버섯을 이용한 장류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
청년 농부들의 농산물로 만든 메뉴. (왼쪽부터)뉴파머스 플레이트, 토마토 스튜와 제철 솥밥, 훈연 그릴드 치킨과 맑은 수프./사진=오진주 기자 |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 식재료마저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수요가 늘면서 실적 부담이 커진 NS홈쇼핑은 그동안 쌓아온 식품 전문 유통 역량을 살리기로 했다. K푸드 열풍 속에서 청년 농부라는 콘텐츠를 살려 홈쇼핑을 단순한 식재료나 밀키트 판매 채널이 아닌 식문화를 경험하는 채널로 넓히겠단 구상이다. 송출 수수료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을 내보내기만 하는 플랫폼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NS홈쇼핑은 전체 상품 중 농축산물과 식품을 60% 이상 방송해야 하는 세계 최초의 식품 전문 홈쇼핑이다.
뉴파머스와 같은 자사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법은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NS홈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8% 증가한 531억원을 기록하며 롯데홈쇼핑의 영업이익(498억원)을 추월해 주목을 받았다. 직매입 상품을 확대한 점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뉴파머스 프로젝트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NS홈쇼핑의 1년 중 가장 큰 행사인 NS푸드페스타로도 이어진다. 연중 사업 모델로 확장하겠단 방침이다. NS푸드페스타는 전북 익산시와 NS홈쇼핑이 공동 주관하는 국내 유일한 민관협력 식품 축제다.
앞으로 NS홈쇼핑은 청년 농부를 더 발굴하면서 농산물을 밀키트 등 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오는 11월에는 김도혜 청년농부의 양대파를 장아찌와 김치로 만들어 공개한다. 허영환 NS홈쇼핑 미디어전략본부장은 “최고의 맛은 신선함에서 나오고, 신선함은 자연 식재료에 나온다”며 “NS홈쇼핑이 지난 24년 동안 쌓아온 전문 역량을 확장해 청년 농부들이 제품화하는 과정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