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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안전 A to Z]하루 15곳 GPR 점검… “이상 신호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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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6 06:00:54   폰트크기 변경      
땅속 안전 살피는 국토안전관리원

대규모 공사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지반침하 우려… 이상징후 정밀점검
GPR로 정확한 위치 특정 후 시추
‘지반 이완’ 의견… 관리주체 통보


[대한경제=박흥순 기자]지난 12일, 서울 강동구의 한 도로변에 국토안전관리원 지하안전관리실 점검팀이 도착했다. 며칠 전 실시한 차량형 GPR(지표투과레이더) 광역 점검에서 ‘이상 신호’가 발견된 지점을 정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곳은 인근에서 대규모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탓에 지반침하 우려가 제기된 지역이다. 사전 점검에서 포착된 미세한 이상 신호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이날의 임무였다. 3인1개조로 구성된 점검팀은 곧바로 교통 통제에 돌입해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카트형 GPR 장비를 꺼내들었다. 마치 잔디 깎는 기계처럼 생긴 GPR 장비를 이상신호가 잡힌 지점 주변으로 여러 차례 움직이며 땅속을 살폈고, 이내 이상대의 정확한 위치가 특정됐다.


국토안전관리원 지하안전관리실 점검팀이 카트형 GPR 장비를 활용해 지하공동을 살피는 모습. /사진:박흥순 기자

레이더 그래프를 살피던 황선미 국토안전관리원 지하안전관리실 과장은 “이상대(異常帶)는 지표면에서 약 20㎝ 아래로 추정되는데, 신호형태로 볼 때 공동(空洞)의 가능성이 있지만, 지반이 느슨해진 이완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상대는 △공동 △지반표층침하 △지반이완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다시 시급한 복구를 요하는 ‘긴급’과 3개월 이내에 복구가 필요한 ‘우선’, 6개월 이내 복구해야 하는 ‘일반’으로 나뉜다.

점검팀은 목표지점에 가스관이나 전기, 통신선 등 다른 지하 매설물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곧바로 드릴을 이용한 시추에 돌입했다.


점검팀이 이상 지점으로 파악한 곳을 드릴로 확인하고 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약 1m 길이의 드릴비트가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를 뚫고 지하로 내려갔다. 20㎝가량 들어갔을까. 저항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구간이 나왔다. 드릴비트가 이상대의 존재를 확인한 순간이다. 다만 공동처럼 텅 빈 공간이 아닌 주변보다 흙의 밀도가 현저히 낮은 ‘지반 이완’ 상태로 파악됐다.

이날 발견된 지반 이완의 경우 등급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주기적인 점검 및 필요시 복구’ 조치 의견에 해당한다. 하지만 방치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인 만큼 점검 팀은 즉시 해당 위치를 표기하고 관리주체에 통보할 준비를 마쳤다.


지반 이완 구간의 크기를 측정하고 관리주체에 통보할 자료를 확보하는 모습. /사진:박흥순 기자


하나의 지점을 확인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여분 남짓. 이들은 차량형 GPR 점검에서 발견된 의심지점들을 확인하기 위해 하루 평균 15곳의 땅 속을 확인하는 강행군을 이어간다.

점검팀 관계자는 “지반침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즉 복구가 가능할 때 공동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예방을 위해서는 GPR 탐사를 더 자주 해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고, 복구 조치를 강요할 법적 권한이 없어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관리주체를 설득하고 요청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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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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