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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 맏형’ 넥슨까지 인수설… 中 ‘텐센트 제국’ 종속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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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6 06:00:57   폰트크기 변경      

블룸버그 “텐센트, 20조에 인수 추진”

크래프톤ㆍ넷마블 지분 10% 이상 보유

자금난에 판호 시스템 등 구조적 영향


[대한경제=민경환 기자] 중국 텐센트가 넥슨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게임산업이 ‘텐센트 제국’에 속속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사 시총 상위 5개사 중 3곳의 주요 주주 자리를 텐센트가 차지한 가운데 맏형격인 넥슨까지 매각설이 돌며 한국 게임 생태계의 중국 종속 심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텐센트가 150억달러(약 20조원)에 넥슨을 인수하기 위해 창업자 고 김정주 회장 유족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넥슨 측은 인수안 검토 여부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텐센트는 이미 코스피 시총 1, 2위 게임사인 크래프톤과 넷마블 지분을 각각 10% 이상 보유한 2대 주주다. 특히 4위 시프트업은 텐센트가 지분 35.03%를 소유해 최대주주 김형태 대표(41.56%)와 격차가 6%포인트 남짓이다.

넥슨 마저 텐센트에 넘어간다면 국내 게임 빅4 기업 모두가 중국 자본의 영향권 아래 들어가는 셈이다. 6위 카카오게임즈 역시 텐센트가 자회사를 통해 4.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텐센트 등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는 배경에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먼저 게임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며 대규모 자금 조달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할 때 신작 출시 직전까지 투자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차선책으로 외국 자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게임 시장이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하며 현지 파트너십의 중요성이 커진 것도 주요 요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약 56조원으로 한국(23조원)의 두 배를 넘는다.

중국 시장 진출의 핵심은 허가권인 ‘판호’ 발급이다. 외국 게임사는 반드시 현지 퍼블리셔와 협력해야 하는 구조로, 중국 업체가 절대적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중국명 화평정영),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등 주요 게임들이 모두 텐센트의 현지 유통망을 거쳐 중국에 서비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익 배분도 텐센트가 6대 4 정도의 비율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 게임사들이 텐센트의 ‘수익 공급처’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판호 문제가 중국 정부 정책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중국 젊은 층 내에서도 K-콘텐츠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만큼 문화외교를 통해 해결해나가야 한다”며 “민간기업 e-스포츠 대회나 학계 공동연구 지원 등 민간이 주도하되 정부가 간접적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민경환 기자 er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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