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종목ㆍ3배이상 수익 목표하는 레버리지 ETF, 국내 상장 불가
금융당국, 국내 투자자 보호책 마련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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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투자자들이 국내 제도 규제로 인해 해외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와중에 사전교육을 통해 레버리지 투자 보호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을 입력해서 나온 이미지 / 사진=챗GPT |
[대한경제=김동섭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해외 레버리지 ETF 상품으로 쏠리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해외 주식 순매수 1위는 4억4418억달러 순매수를 기록한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셰어즈 ETF(TSLL)’가 차지했다. 올해 들어 테슬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타를 노린 레버리지 투자가 집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가운데 3개의 레버리지 ETF(나머지는 ‘디렉시온 반도체 베어 3X ETF(SOXS, 6005만달러)’, ‘VIX선물지수 2배 추종 ETF(UVIX, 2960만달러)’)가 포함됐다.
최근 발표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해외 레버리지 ETP(상장지수상품) 거래대금은 5년 전 20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97조3000억원으로 20배 가량 불어났다.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가 3배 이상 수익 혹은 단일 종목 대상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해외 시장으로 빼내는 풍선 효과를 낳는 형국이다.
국내 금융거래 법제도 상 상장지수펀드(ETF)는 주식과 채권형의 경우 각각 10종목과 3종목 이상 담아야 하고, 종목당 비중이 30%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국내 상장 레버리지 ETF는 1000만원 기본예탁금도 요구된다. 그러나 해외 증권사를 통한 직접 투자는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규제 공백을 파고드는 것이다.
최근 국내 투자자를 노린 삼성 단일 레버리지 ETF가 홍콩 증시에 상장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달 19일 CSOP자산운용은 홍콩 증시에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두 배 수익을 내는 '2
배 레버리지 ETF'와 주가 하락 시 두 배로 수익을 보는 '2배 인버스 ETF'를 상장했다.
또 최근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면서 국내 레버리지 상품보다 높은 비율인 3배로 상승지수를 추종하는‘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 코리아 불 3배(KORU)’는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1746만610달러 규모로 순매수를 기록했다. 해외 주식 순매수 1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외에선 소수 종목 분산 레버리지 ETF 등장하는 등 레버리지 ETF 상품군의 저변도 함께 넓어지는 중이다. 지난 4일 출시된 ‘비스타셰어즈 애니멀 스피리츠TM 2x 데일리 스트래티지 ETF(WILD)’는 매월 시장에서 많이 거래되는 종목 중 5개를 선정해 40%씩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규제로 인해 국내 레버리지 ETF 상품의 경쟁력이 낮아 레버리지 투자수요가 여전히 해외로 빠지고 있다”이라며 “상품 다양성을 보장해서 선택은 투자자 몫에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달 2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올 12월부터 해외 레버리지 ETP(상장지수상품) 투자 전 사전교육을 의무화할 방침을 밝혔다. 금투협에서 1시간 사전교육을 실시하며 상품 구조 및 레버리지 효과·위험성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이는 해외 ETF 투자와 더불어 늘어난 국내 투자자들의 파생손실에 대한 방안으로 마련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개인투자자 평균 순손실 4557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의 과도한 위험 노출을 방지하고 투자 책임의식을 고취하는 최소한의 보호장치로써 건전한 투자문화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금융투자협회 규정을 개정하고, 사전교육을 강화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차질없이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배 레버리지 ETF는 수익도 크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손실이 급증할 수 있는 만큼 단기 대응이 가능한 투자자에 한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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