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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이뱅크 제공.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케이뱅크가 디지털자산 생태계 확장을 위한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여당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관련 협의체 참여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도 나섰다. 그간 두 차례의 IPO(기업공개)가 무산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동력을 기반으로 증시에 입성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에 회원사로 가입하고 산하 스테이블코인 분과에 합류했다. OBDIA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허가받은 국내 대표 블록체인 협회로,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협회 활동을 통해 향후 관련 법안 제정 시 공동 블록체인 시스템 구성과 신사업 활성화에 선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케이뱅크의 행보를 IPO 기반 마련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주주 BC카드와 재무적 투자자(FI) 간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3년 투자심리 악화로 IPO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0월 수요예측 부진으로 다시한번 상장을 자진 철회한 후 최근 3번째 도전을 준비 중이다. 다행히 최근 새 정부가 강력한 증시부양 의지를 밝히며 코스피지수가 약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회복하는 등 IPO 환경도 개선되는 분위기다.
또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대한 기대감 역시 케이뱅크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같은 업권에서 IPO를 선행한 카카오뱅크도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약 20% 넘게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인터넷은행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어서다.
실제 케이뱅크는 디지털자산 인프라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실명계좌를 연동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디지털자산 기반 수신을 선제적으로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업비트에 연 2.1%의 금리를 제공하는 점은 리스크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507억원) 대비 68.2% 감소한 161억원을 기록했다.
업비트와의 제휴는 오는 10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아직 연장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실명계좌 제휴 지속 여부가 향후 케이뱅크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장성과 IPO 밸류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블록체인 기반 사업으로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자체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이 이를 어떻게 가치로 환산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IPO에서 실제 밸류로 연결되기 위해선 사업실적이나 규제 환경 변화 등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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