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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데 교통카드 꺼내라고?… “그냥 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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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7 12:43:20   폰트크기 변경      
서울시, ‘태그리스’ 결제 시스템 도입

10월부터 시내버스 시범 운영
스마트폰 있으면 요금 ‘슥’ 결제
두 손 가득 짐 들어도 “걱정 끝”
인식 오류ㆍ이용률 문제가 과제


서울의 한 시내버스. / 사진 : 연합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장맛비가 쏟아진다. 한 손엔 우산, 다른 손엔 장바구니. 버스가 멈추자 부랴부랴 올라탔지만, 교통카드를 꺼내 단말기에 찍는 동안 뒷사람들의 눈초리가 따갑다.

그러나 올가을부터 서울 버스를 타는 시민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 그냥 타고, 그냥 내리면 된다. 결제는 알아서 처리된다.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오는 10월부터 시내버스에 이 같은 방식의 ‘태그리스(tagless) 결제’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

태그리스 결제는 말 그대로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갖다 대지 않더라도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비접촉식’ 시스템이다. 서울 시내 36개 노선, 총 580여 대의 버스에 이 시스템이 적용된다.

스마트폰에 ‘모바일티머니’ 앱을 설치하고, 블루투스와 위치정보 기능을 켠 상태로 버스에 오르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이 가방 안에 있더라도, 주머니에 있더라도 상관없다.

“아, 교통카드 찍는 걸 깜빡했다”는 말도 사라질 전망이다. 지금은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못 찍으면 요금이 이중으로 나가거나 환승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차를 위해 미리 자리에서 일어날 필요도 없어 버스 운행 중 낙상 등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시스템 운영사인 티머니는 “승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교통약자들의 승ㆍ하차 안전성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그리스 시스템은 기존 교통카드 태그 방식과 병행된다. 따라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태그리스 결제와 카드 태그 결제 중 원하는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고,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버스나 지하철과도 환승이 가능하다.

앞서 티머니는 2023~2024년 실증사업을 통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에 나섰다. 이중 결제, 무임 승차, 다수 승차, 소지 형태별 결제 가능성, 지하철 환승 연동 등 여러 조건을 시험했다. 이번 시범사업에선 시민 반응과 실시간 인식률, 오류 발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시스템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티머니가 부담한다. 장비 설치부터 앱 연동, 기술 지원, 민원 대응까지 모두 티머니가 맡는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전면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버스라는 특성상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좁은 공간에서 승객이 동시에 많이 오르내리면 인식률이 떨어질 수 있다. 버스 앞문과 뒷문 양쪽에서 승차가 이뤄지는 서울 시내버스의 특성상 어떤 승객이 어디로 탔는지 식별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인접한 버스끼리 신호가 간섭하는 문제도 우려된다.

여기에 기술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시민들의 실제 사용률이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지하철 태그리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률은 1%에도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익숙하지 않으면 외면받기 십상이다.

시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사용 편의성과 인식 오류 등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시민의 이동 편의를 위한 대중교통 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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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박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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