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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한 호텔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만나 한·호주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주요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에서 첫 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취임 2주 만에 외교 무대 데뷔이자, 한국으로선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6개월여 간 멈춰있던 정상외교 재개다.
특히 첫날 일정부터 이 대통령이 주창해 온 ‘한국 민주주의 복원’과 ‘실용외교’를 부각하면서 경제 행보에 주력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ㆍ호주와 회담에서 오는 25일 75주년을 맞이하는 6ㆍ25전쟁 참전국이자 주요20개국(G20)ㆍ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원 등 ‘공통분모’를 고리로 경제ㆍ안보 분야 협력 강화를 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국방ㆍ방산, 청정에너지, 핵심 광물을 포함한 공급망 관련 협력 등 전방위에 걸친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한국과 경제협력 관계를 두텁게 가져가고 있다며 “방산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을 해오고 있으며, 호주는 대한민국의 안정적인 에너지ㆍ자원 공급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도 한국과 호주 양국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지역ㆍ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2일 첫 전화 통화 후 나흘 만에 직접 만난 것에 대해 친근감을 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회담에서 “전화 통화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만나 뵙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매우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진다. 며칠 전 통화 때 목소리를 들을 때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젊고, 미남이시다”라고 호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호주는 한국전쟁 당시 많은 수의 군인을 파병했고, 그 덕으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살아남아 이렇게 한자리에 있다”며 “우리가 에너지와 자원 문제에 있어 호주에 의존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으로 정상외교 첫 일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교역ㆍ투자ㆍ에너지 등 제반 분야에서 양국 간 실질 협력이 지속 증진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도 한국전쟁 파병국인 남아공과 한국이 1992년 수교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아공이 아프리카 최대의 경제 대국이며 한국의 아프리카 진출 관문”이라며 남아공 내 에너지ㆍ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에 대한 남아공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에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남아공 내 고용 창출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남아공 투자와 진출 확대를 주문했다.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한 뒤 “한국과 남아공은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소중한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양국이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남아공이 아프리카 국가로서는 최초로 G20 의장국을 맡은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오는 11월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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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커리 한 호텔에서 열린 캐나다 총독 내외 주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국 리셉션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엔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주 주지사가 주재하는 환영 리셉션과 메리 사이먼 캐나다 총독 주재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정상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12ㆍ3 비상계엄 사태를 이겨낸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이번 자리를 통해 각국 정상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통상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특히 계엄과 내란을 이겨낸 우리 국민의 위대함과 ‘K-민주주의’의 저력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순방 이틀째인 17일에는 일본을 비롯한 G7 회원국들과의 양자 정상 회담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 노선의 성패를 가늠할 중대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7일 오후 개최 예정인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양 정상이 지난 통화에서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끌어나가자’는 공감대를 나눴다”며 “여러 문제도 있고 현안에 대한 이견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건설적으로 끌고 가 선순환 분위기속에서 이견도 더 쉽게 조정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급거 귀국으로 한미 정상간 첫 대면이 무산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양국은 북대서양조양기구(나토ㆍNATO) 정상회의가 예정된 이달 말 등 이른 시일내 회담을 다시 개최하기 위해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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