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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사진:연합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 경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과 사회적 기업 간의 협력을 언급하며 사회문제 해결 성과에 보상하는 새로운 시장 시스템을 제안했다. 많은 사회문제를 정부 혼자 해결하기 어려우니,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이같은 한계를 함께 극복해 보자는 취지다.
최 회장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슈왑재단 총회 개회식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를 통해) 이윤 창출과 사회 혁신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선한 의지만 있다고 사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과를 화폐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세제 혜택 등 금전적 인센티브를 준다면 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슈왑재단은 SK가 설립한 비영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과 ‘가치의 재정의:성과 기반 금융에서 사회적가치 거래로’ 보고서를 냈다. 세계 최초로 주류 경제를 대상으로 사회적가치 거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제안하는 내용이 골자다.
최 회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다양한 사회 문제에 직면한 글로벌 경제의 근본을 재구상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가치 거래는 기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 해당 성과를 화폐적으로 측정하고 일정 부분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크레딧(Credits)을 제공하고 교환하는 시장 시스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정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한 기업에 직접 보상하거나 세액공제 및 세액공제권 거래제도를 지원할 수 있고, 기업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사회 문제 해결 요소를 넣고 성과에 따라 경제적 보상을 받아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사회적 가치로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사회 문제가 해결되는 후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최 회장은 앞서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s) 개념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SK는 10여년간 한국의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측정하고 현금 인센티브를 주는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0년간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은 500여개로, 이 기업들이 창출한 사회문제 해결 성과는 약 5000억원, 이 기업들에 SK가 보상으로 지급한 인센티브는 약 700억원이다.
한편 슈왑재단은 WEF가 지난 1998년 설립한 사회혁신 네트워크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10만명이 넘는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하는 120개 이상 기관 회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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