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에도 의협ㆍ대전협 방관” 비판
시의사회 “올해만이라도 유연한 복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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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앞 복도의 모습. / 사진 : 연합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1년 4개월 째 의정갈등이 기약 없이 공전하는 가운데 수련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은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 9월 복귀 의사를 밝히는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해 사직을 선택했던 이들 가운데 약 200여 명이 단체 채팅방을 통해 의견을 모으고, 서울시의사회에 복귀를 위한 조건을 전달한 것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들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대응에 실망을 표하며, 현실적 복귀 조건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주요 요구는 △지난해 2월 사직한 전공의의 정원 보장 △8월 전문의 시험 시행 △9월 인턴ㆍ전공의 모집 활성화 △군입대 허용 및 그에 따른 정원 보장 등이다.
전공의들은 “최근 대전협의 기조와 달리 복귀를 희망하는 많은 전공의가 존재한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며 “지난 5월 추가 모집 당시 ‘정권이 교체되면 의정 간 새로운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과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니다’라는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공지 사이에서 고민 끝에 미복귀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지금도 상황은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의협과 대전협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의협이 민주당과 접촉했다지만, 협상안을 내놓기는커녕 장ㆍ차관 인선 이후로 논의를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전협에 대해서는 “복귀를 막는 공지를 내고, 이후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사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또다시 복귀를 막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선 이후에도 이어지는 대전협의 책임감 없는 행보에 질려버렸다”며 “전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에 분노했지만, 이제는 새 정부와 국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의대생과 전공의는 신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요구를 전달받은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의대 학사 유연화 정책을 시행하고, 올해에 한해서 전공의 수련 시간을 조정하는 한편 연속 수련 등 군입대 문제 해결을 보장해 이들을 복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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