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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치료,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 살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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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20 13:33:44   폰트크기 변경      
조민정 청주 휴한의원 원장


조민정 청주 휴한의원 원장

수면장애를 겪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불면증 관련한 생리적, 신경계적 논의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불면증은 단순히 잠들지 못하는 증상이 아니라, 낮 동안의 감정·신체 자극이 뇌에 잔존한 채로 밤에도 진정되지 않는 상태를 반복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기능적 불균형이다.

먼저 역학적 관점에서 불면증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0~15%가 만성 불면증 형태로 겪고 있으며, 일시적 불면을 포함하면 30%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하는 흔한 수면장애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도 성인 10명 중 3명 이상이 한 달 내 불면증 증상을 호소한 경험이 있다고 보고되며, 이 중 일부는 만성화되어 삶의 전반적인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중년, 장년층에서 유병률이 높은 편이나 소아, 어린이, 청소년 및 청년 연령층에서도 스트레스성 불면증 및 감정 기복성 수면장애가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불면증은 입면 장애, 수면 유지 장애, 조기 각성 장애 등으로 세분되며, 각 유형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혼합되어 지속되기도 한다. 수면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뇌가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하지 못해 숙면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 아침에 개운하지 않고 피로가 남는 상태가 지속되며 낮에는 만성피로, 무기력감, 집중력 저하, 신경 예민, 기억력 저하, 감정 기복 증가, 다양한 신경증 등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수면장애 원인 중 하나는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이다. 낮 동안 활성화된 교감신경은 잠들기 전 서서히 진정되어야 하고, 부교감신경이 작동하면서 이완 반응이 유도돼야 한다. 하지만 밤까지 긴장이 해소되지 못하고, 뇌가 각성 상태에 머무르면 교감신경 항진 증상 상태로 여전히 ‘낮처럼’ 작동하게 된다. 이 경우, 심박수 및 체온이 떨어지지 않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며 뇌파 또한 얕은 수면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자율신경계 이상은 수면장애와 함께 다양한 신체적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편두통, 브레인포그, 머리 무거움, 가슴두근거림 및 답답함, 기능성 소화불량, 복부 팽만, 어지럼증, 목 이물감(매핵기), 야뇨증, 안구건조증, 입마름 등 다양한 자율신경실조증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신경정신과 증상들은 자율신경의 회복 조절 기능이 저하 되었다는 신호이며, 단순히 수면 부족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니다. 뇌가 낮 동안 받아들인 감정과 정보를 재정리하고, 신체 조직이 회복되며, 면역계가 작동하고, 자율신경계 기능이 다음 날의 활동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반복적으로 흐트러지면 뇌의 인지 기능 저하, 신경과민, 면역력 약화, 신체 전반의 피로 누적 등이 함께 진행된다. 심하면 우울증, 기분장애, 공황장애, 불안장애, 강박증, 신체화장애 등의 정신과 질환들을 동반하기 쉽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단순한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뇌가 진정될 수 있도록 감각 자극을 줄이고, 자율신경계 전환을 유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수면 직전 밝은 조명 차단, 전자기기 노출 최소화, 과식과 카페인 섭취 회피, 규칙적인 취침 시간 유지, 저자극 명상이나 복식호흡 등이 도움이 된다. 아침 햇빛을 충분히 쬐고, 낮 시간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멜라토닌 분비 주기가 회복되고, 수면 주기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면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나 불안감을 줄이는 것이다.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이 뇌를 다시 각성 상태로 되돌리기 때문이다. 뇌는 감정적 긴장을 즉시 인지하고 각성 회로를 작동시키므로, 수면 전 심리적 이완 상태를 확보하는 것이 숙면으로 이어지는 열쇠가 된다.

불면증은 단순히 수면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 전체의 감정 흐름과 자율신경계 리듬이 조화롭게 작동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수면에 들어가기 전부터 뇌가 스스로 이완될 수 있도록 돕는 환경과 일상을 마련하는 것이 불면증 치료 관련하여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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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태형 기자
kth@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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