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28t 줄인다”
식음료 매장도 전면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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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내 식당에서 판매하는 어묵, 맥주 등이 다회용기에 담겨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이제 고척돔에서도 떡볶이, 어묵, 맥주를 다회용기에 받아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잠실야구장에 이어 올해 고척스카이돔(고척돔)까지 다회용기 사용을 전면 도입한다. 프로야구 관중이 해마다 수십만 명씩 늘고 있는 가운데, 야구장 특유의 먹거리 소비 문화가 매 경기 쓰레기 산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 속에서 나온 조치다.
시는 23일 “고척돔 내 15개 식음료 매장에 다회용기(컵·그릇 등 4종)를 도입하고, 구장 내 24곳(내야 16, 외야 8)에 반납함을 설치했다”며 “잠실야구장과 함께 올 시즌 서울 소재 야구장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약 28t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잠실야구장에서 60만 건의 다회용기가 사용된 것을 감안해, 올해 고척돔까지 합산해 100만 건 이상 다회용기 사용이 이뤄질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다회용기 사용의 가능성은 지난해 잠실야구장에서 먼저 검증됐다. 시에 따르면 잠실야구장은 다회용기 도입 이후 관중이 전년 대비 24% 증가했지만, 플라스틱 폐기물은 9%만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은 약 17t 감량됐다.
실제 현장에선 관객들의 적응 속도도 빨랐다. 초기 30%대였던 반납 회수율은 시즌 내내 상승해 평균 75%까지 도달했다. 서울시 자활센터 직원들이 반납 안내와 수거를 도맡고, 다회용기를 민간 위생 기준(200RLU)보다 10배 엄격한 20RLU 이하 수준으로 세척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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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야구장에서 다회용기를 반납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서울시 제공 |
하지만 잠실 사례에서 드러났듯, 관건은 ‘반납률’이다. 경기 종료 직후 반납함 대신 일반 쓰레기통에 용기를 버리는 관객이 적지 않았고, 수거 인력 부족도 지적됐다.
2만명이 넘는 관중을 관리하는 데 안내 인력은 7명에 불과해 “한 경기에 용기를 200번이나 비우고 다시 설치해야 했다”는 현장 증언도 있었다. 일부 매점이 일회용기와 병행해 운영하거나, 외부에서 들고 온 일회용 컵 사용도 여전히 문제다.
시 관계자는 “다회용기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연고 구단과 협력해 홍보를 강화하고, 반납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친환경 관람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고척돔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잠실의 다회용기 사용은 당초 목표치(80만 건, 24t 감축)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관중 대비 폐기물 배출 증가율을 3분의 1 수준으로 억제하는 성과를 냈다. 시는 이 같은 추세를 고척돔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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