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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해 내리고 있다. / AP=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발효’ 선언에도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신경전과 충돌이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사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은 전날 기준 약 이틀 간을 시한으로 단계적 휴전 수순에 들어갔지만 앙금이 남은 양측의 소규모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이란은 휴전 돌입 직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2발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띄어 보복 공습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다만 이란은 미사일 발사를 부인했으며, 이스라엘의 보복공습도 레이더 기지를 겨냥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위태로운 상황이 계속되자 트럼프는 이날 종일 SNS 등을 통해 양측 모두를 다그치며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양측의 태도에 격앙된 모습도 고스란히 노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네덜란드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휴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단호하고 직접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기자들과의 대화 도중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욕설을 섞어가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으며,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은 추가적인 교전 없이 휴전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양국이 이번 전쟁의 ‘승리자’가 서로 자신들이라고 주장하는 등 신경전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기습 공격을 결단하고,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면서 국내에서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반면,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성명에서 “적이 후회 속에 패배를 받아들이고 일방적으로 침략을 멈추게 만드는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이동과 경제 활동 등 전시 제한 조치를 대부분 해제했으며, 공항 운영도 전면 재개했다. 동시에 타깃을 분쟁의 최초 씨앗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다시 옮기고 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합동참모본부 회의에서 “우리는 중요한 단계를 마무리했다”며 “이제 초점은 다시 가자로 돌아간다.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하마스 정권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과 국제적 틀 내에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의지를 밝혔다.
종전 수순 돌입에도 양측의 합의가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언제든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특히 트럼프의 장담과 달리, 이란이 핵개발을 핵개발 의지를 완전히 꺾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미군이 핵물질을 완전히 파괴하지는 못했다는 분석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CNN, NYT 등 미국 매체들은 미 국방부의 정보 담당 조직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미군 중부사령부의 ‘전투 피해(이란의 피해) 평가’를 근거로 미군이 이란 핵시설 3곳을 타격했지만, 농축 우라늄 등 이란 핵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를 완전히 파괴하지는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DIA는 미군의 공격과 그 전후 이뤄진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수개월 퇴보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란이 생산해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 원료’인 농축우라늄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고 CNN이 평가 내용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전력 인프라와 우라늄을 폭탄 제조에 쓰이는 금속 형태 물질로 변환하는 시설 등 지상 시설들은 심하게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란이 농축우라늄 보유량의 많은 부분을 공습을 당하기 전 다른 장소로 옮겨 놓았다는 내용이 DIA 보고서에 포함됐다며 “대이란 공격후 이란 핵 계획이 지연되긴 했지만 지연 기간은 6개월 미만인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 정부는 강하게 부인하며 트럼프의 입장을 고수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DIA의 초기 평가가 ‘전적으로 틀린 것’이라고 일축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나는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며 “우리가 본 모든 것을 근거로 우리의 폭격은 핵무기를 생산하는 이란의 역량을 괴멸했다”고 밝혔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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