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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 Life] 바다 위 호텔? 이젠 바다 위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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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3 06:48:30   폰트크기 변경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된 '팬스타 미라클호(위)'와 내부 모습./사진=모두투어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지난해 8월 클럽으로 유명한 스페인 이비자섬으로 향하는 코스타 토스카나호에서는 선셋 디제잉 파티가 열렸다. 7000여명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크루즈선은 그 순간 바다 위 가장 ‘핫’한 클럽이 됐다.

은퇴한 부모님의 꿈이었던 크루즈 여행이 젊어졌다. 바다에 떠다니는 호텔이 클럽음악과 풀파티가 열리는 바다 위 놀이터로 변신했다. 팬데믹 당시 크루즈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면서 전세계적으로 크루즈 여행이 금기시됐지만, 암흑기를 지나며 크루즈는 숙식부터 체험까지 모든 세대의 취향을 태우고 항해 중이다.

하와이 항로를 운행하는 'NCL 프라이드 오브 아메리카호(위)'와 내부 모습./사진=모두투어


◆ 놀 줄 아는 MZ는 크루즈를 탄다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면서 '하루종일 배 안에서 뭐하지?'라고 생각했다면 착각이다. 배 안에만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프로그램은 꽉 차 있다.

크루즈가 클수록 프로그램은 알차다. 타이타닉의 5배 크기에 달해 ‘세계 최대의 크루즈’로 불리는 ‘아이콘 오브 더 씨’는 2805개의 객실과 7개의 수영장, 9개의 월풀, 6개의 워터슬라이드를 갖췄다. 아쿠아돔이 있어 날씨와 상관없이 아쿠아쇼를 볼 수 있고, 2만여종의 식물이 식재된 센트럴파크와 3D(3차원) 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관까지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최대 7500명을 태울 수 있는 16층 크기의 로얄 캐리비안 심포니호는 아이스링크장과 암벽등반 코스까지 갖췄다. 대극장에서 브로드웨이쇼를 보여주거나 아이들은 회전목마를 탈 수도 있다. 카지노 시설은 필수다.

국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팬스타 크루즈에 오르면 먼저 선상신문을 펼쳐보자. 선상신문에는 모닝체조부터 오늘 열리는 공연까지 수십가지의 즐길거리가 실려있다. 이 중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참여하면 된다.

지난달 19일 부산을 출발해 여수와 제주를 경유한 팬스타 미라클호에서는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박진의 공연과 디제잉 파티가 같이 열렸다. 부모님을 트로트 공연을, 자녀는 디제잉 파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가 열리기도 하고 노래자랑 대회에 직접 참가할 수도 있다. 바다 바람을 맞으며 요가를 배워보거나 잠시 내리는 국가의 언어를 배우는 원데이 클래스도 있다.

MZ세대에게 크루즈는 일종의 ‘큐레이션 플랫폼’이다. 여행은 가고 싶지만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거나 일정을 짜기 귀찮은 2030세대는 배에 오르기만 하면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공 받는다. 실제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에 따르면 크루즈 승객 평균 연령은 2021년 47.7세에서 2023년 46.3세로 줄었다.


올해 3월 인천항에 입항한 '리젠트 세븐시즈 크루즈(위)'와 내부 모습./사진=모두투어


◆ 하와이부터 알래스카까지 '취향저격' 크루즈
크루즈 여행은 젊은 이용객이 늘면서 이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프로그램이 세분화됐다.

하나투어는 올여름 미국 알래스카를 여행하는 크루즈 상품을 내놨다. 빙하 크루즈 ‘NCL 앙코르호’를 타고 알래스카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 빙하와 캐나다 빅토리아를 둘러본 후 미국 시애틀로 돌아온다.

겨울에만 운영하는 남미 크루즈도 있다. 15층 규모의 ‘셀러브리티 이쿼녹스호’를 타고 컨시어지 발코니 선실에서 태평양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26일 동안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우루과이, 미국까지 6개 나라를 둘러보고, 쿠스코와 마추픽추, 이과수 국립공원을 걸어서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볼리비아 우유니 관광까지 더한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우유니 사막에서 쏟아지는 밤하늘 별을 볼 수 있다. 파타고니아 일정을 추가하면 빙하 투어도 즐길 수 있다.

내년 11월 7일 단 하루만 출발하는 대륙횡단 크루즈도 있다. 23일 동안 수에즈 운하를 건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까지 총 9000km를 여행하는 상품이다. 밀라노에 들러 이탈리아 감성을 느끼고, 두바이에서는 사막 사파리 투어도 체험할 수도 있다.

모두투어는 올해 추석 황금연휴에 출발하는 하와이 골프 크루즈 상품을 선보인다. 10일 동안 하와이 4개 섬과 골프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하와이 호놀룰루에 내린 뒤, 하와이 노선 크루즈인 ‘NCL(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라인) 프라이드 오브 아메리카호’를 타고 섬을 둘러본다. 8만톤급인 이 럭셔리 크루즈선에는 수영장과 라운지 등 고급 시설이 마련돼 있다.

특히 골프투어 상품인 만큼 각 섬을 대표하는 챔피언십 코스에서 총 6회, 108홀의 골프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마우이 와일레아 컨트리클럽(C.C.)과 빅아일랜드 마우나라니 C.C, 카우아이의 프린스빌 C.C, 오아후의 카폴레이 C.C 등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가 개최된 세계적인 코스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지중해를 돌아보는 'MSC 월드 유로파호(위')와 남미를 돌아보는 '셀러브리티 이쿼녹스호(가운데)', 알래스카를 돌아보는 빙하 크루즈 'NCL 앙코르호(아래)' 모습./사진=하나투어


◆ 가격은 낮추고, 프로그램은 다양해지고
크루즈 여행이 너무 비싸 부담스럽다면 가성비 크루즈 프로그램도 있다.

모두투어가 지난달 운행한 남해안 연안 크루즈 기획전은 최소 87만원부터 시작한다. 부산을 출발해 여수, 순천, 제주를 돌아본 뒤 부산으로 복귀하는 3박 4일 일정이다. 크루즈 여행의 인기 노선인 지중해 프로그램이 1000만원이 넘는 점에 비하면 덜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크루즈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일주일 정도의 일정으로 동남아 지역을 돌아보는 상품은 크루즈 여행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중국, 대만, 태국, 일본, 싱가포르 등을 찍는 상품은 100만~200만원대에도 즐길 수 있다. 식사와 공연 등이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의외로 가성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

그래도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예산에 맞는 객실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된 국내 첫 대형 크루즈 페리인 팬스타 미라클호는 5성급 호텔 수준의 ‘로얄 스위트룸’부터 기본 편의시설만 갖춘 실용적인 ‘인사이드룸’까지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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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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